8일 디즈니 실사화 영화 '뮬란'의 공식 예고편이 첫 공개된 가운데, 예비 관객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뉘어 눈길을 끈다.
공개된 '뮬란' 예고편은 중국 무협영화 특유의 분위기를 연상케 할 만큼 시원한 스케일이 압도적이다. '뮬란'의 타이틀롤을 맡아 원톱 주연으로 활약하게 될 중국 배우 유역비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기쁜 소식이 있다. 중매쟁이가 네 천생연분을 찾았어'라는 대사로 시작하는 예고편은 '좋은 아내'가 되어야 한다는 가족의 바람과 정반대 위치에서 무술을 익히며 전쟁을 준비하는 뮬란의 모습을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혼사가 결정됐다. 가문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야'라는 가족의 말에 뮬란은 '제가 가문을 빛내 드리죠'라며 자신의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한 준비를 강행한다. '조용하고, 침착하고, 우아하고, 절제된 모습'이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조신하게 앉아 예쁜 미모를 뽐내는 뮬란과, 한 밤중 몰래 무술 연마에 여념이 없는 뮬란을 교차시켜 보여주며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또 '바로 그런 자질을 갖춰야 좋은 아내가 될 수 있다. 그런 자질을 갖춘 아이가 바로 뮬란이다'는 내레이션이 흘러나올 때 비춰지는 뮬란은 전장 한 가운데서 남자들과 맞서는 모습이라 이목을 집중시킨다.
'내 의무는 싸우는 것이다'는 한 마디로 제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뮬란의 강인함은 뮬란이라는 캐릭터 자체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이는 현 시대상에 맞춰 최근 대부분의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의 진취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는 디즈니의 행보와도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그 중심에 선 유역비는 새빨간 의상을 차려입고 유연한 무술 실력을 선보여 본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새하얀 피부에 순진하고 순둥한 비주얼이 여전히 강해 '100% 싱크로율'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중국 배우들을 중심으로 중국 자본이 투입된 만큼 중국 영화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광활하고, 웅장하고, 디테일하다. 전 세계 관객들을 상대로 통할지는 예고편만으로는 미지수다.
특히 '뮬란' 실사화는 뮤지컬 영화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음악의 빈자리를 어떤 방식으로 채울지도 관건이다. 앞서 '뮬란' 실사판 메가폰을 잡은 니키 캐로 감독은 "뮤지컬 영화는 아니지만 음악을 비중있게 등장시킬 예정이다. 반드시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할 것이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뮬란' 예고편을 접한 예비 관객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대박이다'는 감탄부터 '그냥 영어 쓰는 중국영화 같다'는 의견까지 천차만별이다. 현재 전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은 '알라딘'도 첫 예고편에 대한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2020년 선보이게 될 '뮬란'은 디즈니 실사화 영화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영화 '뮬란' 예고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