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에서 돌풍을 일으킨 만 17세11개월의 재미 동포 소녀 노예림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월요 예선에서 우승을 차지해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에 출전한 노예림은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 그룹에 1타 차로 5위에 오른 뒤 최종일에 세계 랭킹 1위 박성현(26·솔레어)과 함께 공동 6위에 올랐다.
뜨거운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선 노예림이 이번에는 초청 선수로 LPGA 투어 도전에 나선다. 노예림은 오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스GC(파71·6550야드)에서 개막하는 마라톤 클래식(총상금 175만 달러) 출전권을 얻었다. 당초 이 대회 월요 예선에 나설 예정이었던 그는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의 활약 덕분에 스폰서 초청을 받고 대회장에 당당히 설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여자 주니어 PGA 챔피언십·US 여자 주니어 챔피언십·캐나다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3주 연속 우승하는 기록을 세운 뒤 올해 초 프로로 전향한 노예림은 신장 175cm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타가 일품이다.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에서 나흘간 평균 270야드를 날렸고, 페어웨이 적중률 83.9%(47/56) 그린 적중률 86.1%(62/72) 평균 퍼트 수 29개를 기록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 그룹에 1타 차로 5위에 오르자 골프계에서는 브룩 헨더슨(캐나다) 이후 4년 만에 LPGA 투어 사상 세 번째 월요 예선 통과자 우승 기록을 쓸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3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한 박성현 역시 “만 17세라는데 놀랐다. 한국말도 잘해 간간이 대화를 나눴다”며 “내가 17세 때는 저렇게 잘 치지 못했던 것 같다”고 극찬했을 정도다.
이번 대회는 노예림의 LPGA 투어 네 번째 무대다. 노예림은 아마추어였던 지난해에 캐나다퍼시픽여자오픈에서 공동 46위,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공동 59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출전한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의 선전으로 9일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지난주 553위보다 215계단 뛰어오른 338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는 2주 뒤 열리는 시즌 네 번째 메이저 에비앙 챔피언십과 3주 뒤 열리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앞두고 톱 랭커들이 컨디션 조절차 대거 불참해 노예림에게는 다시 한 번 자신의 존재를 각인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세계 랭킹 1위 박성현과 올해의 선수 및 평균 타수 1위인 고진영(24·하이트)이 불참하는 가운데 상금 랭킹 1위 이정은(23·대방건설)과 이 대회 2012년 우승자 유소연(29·메디힐) 2015년 챔피언 최운정(29·볼빅) 등이 출전한다. 마라톤 클래식은 과거 제이미 파 크로거 클래식·제이미 파 오언스 코닝 클래식으로 불리다가 2013년부터 후원사 변경에 따라 현재 이름으로 열린다. 박세리가 다섯 번 우승하는 등 한국 선수들이 11번이나 우승했다.
JTBC 골프에서 대회 1라운드를 오는 12일 오전 9시부터, 2라운드를 13일 오전 5시15분부터 생중계한다. 3라운드는 14일 오전 3시45분, 최종 4라운드는 15일 오전 4시에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