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스페인 북부 산세바스티안에서 신작 기자회견을 가진 우디 앨런 감독은 "한 번도 은퇴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못 박았다.
우디 앨런 감독은 입양한 딸을 상습 성추행 한 일 등으로 영화계 대표 미투 고발 대상자가 됐다. 우디 앨런이 전 부인 미아 패로와 함께 입양했던 딸 딜런 패로는 2014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문을 보내 "일곱 살이었던 1992년부터 우디 앨런에게 상습적인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한창 미투 사건으로 들끓었을 당시 고발당한 몇몇 영화인들은 제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활동을 중단하는 등 행동을 보였다. 하지만 우디 앨런 감독은 영화감독으로서 꾸준히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우디 앨런 감독은 "그건(미투는) 단지 나에게만 일어난 일이 아니다"며 "수년 전 쇼비즈니스를 시작한 이래 내 철학은 '어떤 일이 있어도 일에 집중하자'였다. 내 인생에 어떤 일이 있어도, 아내, 아이들, 사회적 사건, 정치적 사건, 혹은 질병에도 나는 내 일에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또 "난 촬영장에서 영화를 찍다 죽을 것 같다"며 확고한 신념을 내비쳤다.
물론 우디 앨런 감독의 행태에 반발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엠마 스톤, 그레타 거윅, 콜린 퍼스, 앨런 페이지 등 유명 배우들은 "앞으로 우디 앨런 작품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지난 2016년부터 우디 앨런 감독에 직접 투자해 영화를 제작·배급 온 아마존은 그의 최근작인 '어 레이니 데이 인 뉴욕(A Rainy Day in New York)'의 배급을 보류했다.
이에 우디 앨런 감독은 지난 2월 미투 논란을 이유로 자신과의 영화 계약을 파기한 아마존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020년까지 제작 예정이었던 다른 세 편의 영화에 대한 지원금에 대해서도 아마존 배상을 요구하며 총 6800만 달러(약 800억원)을 배상금으로 산정했다.
우디 앨런 감독은 이날 '어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의 미국 개봉 여부에 대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나는 영화를 만들 줄만 안다. 그리고 관객들이 이를 즐길 수 있길 바란다"며 "내가 아는 것은 현재 이를 공개할 계획이 없다는 것 뿐이다.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우디 앨런 감독의 51번째 신작은 '리프킨의 축제(Rifkin’s Festival)' 혹은 '우디 앨런 여름 축제 2019'라는 제목으로 불린다.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로 제82회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오스트리아 배우 크리스토프 발츠와, '페이스 오프' '애프터에브리씽' 등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 지나 거손이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