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더위에는 누가 뭐래도 물가가 최고다. 거기에 수려한 풍경까지 더하면 금상첨화. 강원도 홍천에 있는 배바위카누마을에서는 이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다.
배바위카누마을은 전국 시군 가운데 가장 넓은 홍천군의 서쪽 끝, 청평호로 이어지는 홍천강 하류에 자리한다. 춘천·가평·청평·양평이 가깝다. 수도권에서 접근하기가 편리하다는 뜻이다.
강변에 우뚝 솟은 바위 2개가 커다란 배를 연상시켜 '배바위'라고 부른다. 마을 앞에 흐르는 홍천강은 수심이 깊지 않고 유속이 느려 카누를 즐기기에 적당하다. 모래와 자갈이 깔린 널찍한 강변은 근사한 캠핑카와 크고 작은 텐트가 차지했다.
카누 체험 코스는 충의대교 밑에서 배바위까지 다녀오는 왕복 4km 구간으로, 한 시간 남짓 걸린다. 일반 카누 16대와 투명 카누 5대, 카약 5대가 있다. 강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 카누와 둘이 마주 보고 타는 카약은 연인들에게 특히 인기라고 한다.
처음이라 힘들거나 어렵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패들 다루는 법과 방향 바꾸는 법만 알면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다. 코스 설명을 포함해 간단한 안전 교육을 받으면 드디어 출발이다.
강물에 패들을 넣고 힘차게 저으니 카누가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나간다. 처음에는 마음 따로 몸 따로, 좀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지만 금세 익숙해진다.
카누는 카약과 비슷한 듯 다르다. 카약은 패들이 양쪽에 있지만, 카누는 한쪽에 있다. 양날 패들로 오른쪽과 왼쪽을 번갈아 젓는 카약과 달리, 카누는 외날 패들을 사용해 한쪽으로 젓는다. 또 카약이 빠르고 역동적이라면, 카누는 잔잔한 곳에서 천천히 물살을 가르며 즐기기에 좋다.
카누의 매력은 호젓함과 여유로움이다.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 속으로 느릿느릿 흘러가다가 어느 순간 노 젓기를 멈추고 고요함을 즐겨 보자. 흰 구름 떠 가는 청명한 하늘과 푸른 강물을 바라보면 전혀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느낌이다.
1박 이상 머물 계획이라면 캠핑장을 예약하면 된다. 카누체험장과 도보 5분 거리에 마을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이 있다. 텐트용 데크 외에 TV까지 갖춘 방갈로가 있어 캠핑 장비가 없어도 괜찮다.
20명 이상의 단체여행객은 맨손 물고기 잡기, 전통 떡메 치기 체험도 가능하다. 캠핑장 옆 수영장에 풍덩 들어가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메기 떼를 쫓는 재미가 쏠쏠하다. 친구들과 쿵덕쿵덕 떡메 친 찹쌀 반죽은 바로 콩고물을 묻혀 시식한다. 방금 만들어 따끈하고 말랑말랑한 인절미는 꿀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