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각) 케빈 스페이시의 성추행 혐의를 수사한 검찰은 "고소인의 증언 거부로 재판 진행이 불가능하다"며 "케빈 스페이시에 대한 기소를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케빈 스페이시는 지난 2016년 11월 낸터킷의 한 식당에서 전 보스턴TV 뉴스 앵커 헤더 울의 18세 아들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혐의가 확정되면 최대 5년 형을 받을 수 있었지만 기소 자체가 철회됐다.
고소인은 앞서 경찰에 "케빈 스페이시가 성추행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며 증거로 제출했다. 하지만 케빈 스페이시의 변호인은 "고소인이 고의로 영상을 조작했거나, 케빈 스페이시의 결백을 입증할 자료를 삭제했을 수 있다"며 스마트폰 조사를 요구했다.
법원은 케빈 스페이시 측의 요청을 받아들였지만, 고소인은 "경찰로부터 돌려받았던 스마트폰을 잃어버렸다"며 제출을 거부했다. 그러면서도 "스마트폰에서 어떤 자료도 삭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케빈 스페이시 측은 끊임없이 고소인의 증거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고, 고소인의 변호인은 '불리한 증언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5조'를 내세워 더 이상의 증언을 거부했다. 결국 검찰은 기소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할리우드 미투 고발 가해자로 지목받은 케빈 스페이시는 이 외에도 여러 성추행 의혹에 휩싸이며 조사를 받고 있다. 그 사이 리들리 스콧 감독 영화 '올 더 머니'에서 통편집 됐고, 인기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도 중도 하차하는 등 배우 생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케빈 스페이시는 SNS 영상을 통해 "내가 한 일에 대한 대가도 지불하지 않았는데, 하지 않은 일로 대가를 치르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며 억울함을 호소, 결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