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가 올시즌을 마감한 오승환(37)을 양도지명했다. 이제 남은 건 사실상 국내 복귀다.
콜로라도는 24일(한국시간) 오승환을 양도지명 처리(DFA, Designated For Assignment)한다고 발표했다. 양도지명은 방출을 위한 사전 절차다. 웨이버 공시된 뒤 클레임을 거는 구단이 없으면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거나 자유계약(FA) 선수로 내보낸다. 만약 다른 팀에서 영입을 요청한다면 콜로라도와 오승환의 계약을 승계하면서 데려갈 수 있다. 콜로라도와 오승환의 계약은 올해로 종료된다.
하지만 오승환을 영입할 팀은 사실상 없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국내에서 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재활기간은 길면 3~4개월 정도다. 재검진을 받아야 하지만 이미 올시즌은 더 이상 뛸 수 없다.
오승환의 에이전트사인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 대표는 "복부 부상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팔꿈치 통증이 생겼다. 국내에서 정밀검진을 다시 받을 것"이라며 "(과거 수술을 받았던) 인대에는 문제가 없고, 7~8년 전부터 뼛조각은 있었다. 뼛조각을 제거할 경우 2~3주, 웃자란 뼈를 깎아내면 6~8주 회복기간이 필요하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2005년 삼성에서 데뷔한 오승환은 2014년 일본 한신을 거쳐 2016년 MLB에 진출했다. 세인트루이스에서 2년 동안 마무리 투수로 뛰다 지난해 토론토로 이적했고, 시즌 중반 콜로라도로 트레이드 됐다. 지난해 콜로라도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다. 그러나 올 시즌 복부 부상으로 부진했다. 21경기, 18과 3분의 1이닝, 3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9.33. 오승환은 이미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국내에 복귀하고 싶다"는 깜짝 발언을 했다. 오승환은 2013년 FA가 아닌 임의 탈퇴 처리 이후 일본에 진출했다. 이 경우 원소속팀과 계약해야 한다. 박병호(키움)가 미국에서 돌아오면서 이 과정을 거쳤다. 삼성은 당시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삼성과 오승환은 이미 복귀에 대해 논의를 가진 적이 있다. 삼성과 계약한 뒤 트레이드하는 방법도 있지만, 오승환은 "삼성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내비쳤다. 한·미·일 통산 399세이브를 올린 오승환으로선 400세이브를 삼성에서 달성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복귀할 경우 여러 조건을 따져야 한다. 오승환은 2015년 원정 도박으로 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KBO는 리그 복귀 시 한 시즌 총경기 수의 50%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삼성과 계약하더라도 144경기의 절반인 72경기에 뛸 수 없다. 게다가 오승환은 내년에 우리 나이로 39살이 된다. 원칙적으로는 FA가 아니기 때문에 다년 계약을 맺을 수도 없다. 삼성과 오승환이 향후 선수생활기간에 대해 어떻게 합의하느냐가 협상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