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 롯데에 가장 어울리는 표현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비슷한 상황에 놓인 팀이 있어 눈길을 끈다.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 뉴욕 메츠다.
롯데는 전반기 최종전이 하루 지난 18일에 감독과 단장이 동반 사퇴했다. 144경기 체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최하위로 떨어진 채 전반기를 마쳤다. 과정은 결과보다 더 처참하다. 폭투·실책 등 안 좋은 지표만 도드라졌다. '니들이 프로가'라는 롯데팬의 비난이 가장 거세게 발산됐다. 결국 현장과 프런트 수장이 팀을 떠났다.
메츠의 행보도 흡사했다. 시즌 전 시애틀과 트레이드를 통해 정상급 마무리 투수 에드윈 디아즈, 베테랑 내야수 로빈슨 카노를 영입했다. 개막 직전에는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제이컵 디그롬에게 1억375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안기며 전력 안정화를 노렸다.
롯데는 전반기에 승리보다 패전이 24번 더 많았다. 메츠의 시즌 성적은 그 정도 수준은 아니다. 24일(한국시간) 현재 46승54패·승률 0.460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구 3위 필라델피아에 6.5게임 뒤진 4위다. 와일드카드 순위도 경쟁이 가능한 사정권을 크게 벗어나 있다.
신인 피트 알론소가 홈런왕 경쟁을 하며 빅리그에 안착했다. 2년 차 외야수 제프 맥닐이 타율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강점이던 마운드가 예년에 비해 약하다. 특히 즉시 전력 선수와 유망주를 다수 내주고 영입한 디아즈가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부진하다. 불펜진 평균자책점(5.22)은 28위, 블론 세이브(21개)는 1위다. 롯데도 고질적인 불펜 난조 탓에 리그에서 가장 많은 역전패를 당했다.
부상자도 많다. 주포던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는 발꿈치 부상 재활 도중 발목이 꺾이는 악재가 겹쳤다. 시즌 내 복귀가 불투명하다. 목장에서 야구와 관련 없는 활동을 하다가 넘어졌다고 한다. 팬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지난 5월 중순에는 주전 외야수 마이클 콘포토가 수비 도중 카노와 충돌하며 뇌진탕을 당하기도 했다. 내야수 제드 라우리·외야수 브랜던 니모·투수 잭 휠러 등 현재 빠져 있는 주축도 다수다. 롯데도 리드오프 민병헌이 시즌 초반 부상으로 이탈하며 고전했다. 그나마 롯데 선수는 상대 투수의 공에 손가락을 맞는 불운이었다.
롯데는 선발과 불펜 주축 선수로 성장이 기대되던 김원중과 구승민이 전반기 막판에 부진으로 이탈했다. 메츠는 정상급 투수로 인정 받는 2선발 노아 신더가드가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최근에는 트레이드 카드로 여겨지고 있다.
가장 흡사한 행보는 단장과 감독이 부정적 여론의 중심이라는 점이다. 롯데는 그저 부진한 성적에 기인한다. 메츠는 기행이다. 에이전트 출신으로 화제가 됐던 반 와그넨 단장, KBO 리그에서 선수로 뛰었던 미키 캘러웨이 감독이 주인공이다.
감독은 인터뷰 도중 투수 교체 결과를 두고 질문한 기자에게 욕설을 했다. 구단 사장까지 나서 진화에 나섰고 자체적으로 벌금 제재를 하기도 했다.
5월까지는 캘러웨이 감독을 향해 지지를 보내던 와그넨도 월권과 폭력성 탓에 비난받았다. 유력 매체 '뉴욕 포스트'를 통해 "단장이 투수 교체 타이밍을 현장에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에이스 디그롬의 강판 시점을 와그넨이 정했다는 것. 당사자는 "트레이너와 의사소통이었다"고 했고, 감독도 "프런트와는 부상자 관련 이슈만 얘기한다"며 선을 그었지만 이미 프런트의 현장 간섭으로 비난 여론이 커졌다.
7월 초에는 와그넨이 회의 도중 감독과 코치를 향해 의자를 던졌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서도 입장 표명을 피했다. 팬들의 신뢰는 잃은 모양새다. 이 상황을 조롱하는 의미의 내용과 의자가 날아가는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가 판매됐다. 구단 담당 기자가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게재한 관련 글 댓글에 사진과 판매처가 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