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또 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2·4분기와 반기 기준 모두 최고 실적이다. 한방 화장품 ‘후’를 필두로 한 럭셔리 화장품과 생활용품, 음료사업 부문에서도 높은 실적을 거두며 전 사업부문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증시 업계는 다소 완만한 성장 그래프를 그렸다며 LG생활건강의 향후 성장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25일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3.2% 성장한 6,23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11.9% 상승한 3조7,037억원을 기록했다.
2·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5년 이상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0.9% 성장한 1조8,325억원, 영업이익은 12.8% 증가한 3,015억원을 거뒀다. 특히 화장품사업을 포함한 세 개 사업부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성장했다. 이는 지난해 4·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전 사업부문이 골고루 성장한 것이다.
2·4분기 매출은 1조 1,089억원, 영업이익은 2,25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모두 16.3% 성장했다. 화장품 사업의 높은 실적은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가 이끌었다. 특히 후를 잇는 브랜드로 육성해온 ‘숨’의 초고가 라인 ‘숨마’가 67%, ‘오휘’의 초고가 라인 ‘더 퍼스트’가 43%나 성장했다.
LG생활건강의 대표 럭셔리 브랜드 후 역시 스페셜 에디션 출시 등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4% 상승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를 위주로 흔들림 없는 성장을 이어갔다”면서 “특히 중국을 포함한 해외에서 럭셔리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트렌드에 힘입어 후와 숨, 오휘가 지속 성장했고 더마코스메틱 ‘CNP’도 28%의 높은 매출 성장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생활용품사업의 2·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8% 성장한 3,434억원, 영업이익은 3% 오른 28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실행한 구조조정과 제품의 프리미엄화를 이어온 결과다.
음료사업도 호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0% 상승한 3,803억원, 영업이익은 4.0% 증가한 475억원이다. ‘코카콜라’ ‘씨그램’ ‘파워에이드’ 등 주요 브랜드가 꾸준히 성장하고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 출시도 효과를 보였다.
증권업계는 LG생활건강의 실적 발표에 다소 신중한 분위기다. 견고한 실적을 보여주고 있지만 성장 둔화 우려가 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하향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으로 생각하지만 성장 속도가 다소 둔화하기 시작했다"며 "중국에서 고가브랜드 수요에 힘입어 2017년 3분기부터 매 분기 성장했던 후가 8개 분기 만에 매출이 줄었다"면서 종전보다 6% 낮은 152만7000원에 목표주가를 설정했다.
후의 역성장은 계절성이 나타나기 시작한 영향으로 해석했다. 박 연구원은 "브랜드 숨의 속도는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아시아 시장에서 상향 구매 현상이 가속한 가운데 국내 브랜드의 성장 속도가 미치지 못하는 환경이 도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