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SNL 코리아' 등을 연출한 민진기 PD의 두 번째 드라마다. 전작 '써클 : 이어진 두 세계'는 독특하지만 난해한 이야기와 CG 때문에 아쉬운 도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악마가'도 '써클' 못지않게 신선하고 독특한 설정이다. 그래도 걱정은 없다. 전작 '라이프 온 마스'에서 20세기 형사와 21세기 형사로 티키타카를 보여주며 흥행을 이끈 정경호와 박성웅이 재회했기 때문이다. 이번엔 각각 영혼을 판 작곡가와 영혼을 회수해야 하는 악마로 분한다. 비현실적인 캐릭터이지만 두 사람의 연기 궁합이 몰입도를 보장한다.
미리 확인한 대본·티저·배우·제작진에 근거해 일간스포츠 방송 담당 기자들이 '편파레이더'를 가동했다.
▶tvN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줄거리 : 악마에게 영혼을 판 스타 작곡가가 계약 만료를 앞두고 인생을 걸고 일생일대 게임을 펼치는 영혼 담보 코믹 판타지. 등장인물 : 정경호·박성웅·이설·이엘·송강 등
김진석(●●●○○)
볼거리 : 마냥 무거울 줄 알았지만 코미디를 적절히 녹여냈다. 정경호 특유의 짜증 섞인 억울한 웃음과 박성웅만의 시니컬한 유머 코드가 드라마를 돋보이게 한다. 뻔하지 않은 조합에서 나오는 뻔하지 않은 내용이 시너지를 낸다면 '라이프 온 마스' 이상. 초반까진 흡인력이 상당하다.
뺄거리 : 민진기 감독의 작품 중 하나 '써클'. 시도는 좋았으나 누구도 이해 못 할 내용으로 블랙홀에 빠지게 했다. 이번에도 기획의도는 분명하나 끝까지 그 중심을 잃지 않을지. 원래라면 오늘(31일) 촬영이 끝났어야하나 조금 밀렸다. 날씨 때문이지만 계획에 차질이 생긴 건 좋지 않은 흐름.
황소영(●●●◐○)
볼거리: 정경호, 박성웅 콤비가 재회했다. OCN '라이프 온 마스'로 믿고 보는 브로맨스 조합을 완성했던 두 사람이 형사 동료에서 악마에게 영혼을 판 스타 작곡가와 악마로 분한다. 무겁기만 한 소재가 아니라는 점이 더 매력적이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그 이후 대가를 피하기 위해 안간힘 쓰는 과정, 자신이 그간 누렸던 것이 누군가의 희생으로 인해 얻은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주변 삶을 회복하는 과정, 그 안에서 정경호와 박성웅의 관계가 긴장과 코믹을 오간다는 점이 궁금증을 자극한다.
뺄거리: 수목극 유입 시청률 파이 자체가 많이 줄었다. 도토리 키재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고 전작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가 열띤 지지를 받았음에도 자체 최고 시청률이 4.2%였다. 폭넓은 시청층을 품지 못한다면 수치적으로 큰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아영(●●●◐○)
볼거리 : 영혼을 팔아서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면. 한 번쯤 해보는 생각 아닌가. 그런 비현실적인 상상을 작품으로 옮겨놔 흥미를 유발한다. 악마와의 계약에 유효 기간이 있다는 점이 현실적인 갈등을 유발한다. 정경호·박성웅의 케미스트리는 당연히 유쾌한 웃음을 보장한다. 여기에 계약 만료를 앞둔 정경호의 인간적인 고뇌와 고군분투에서 오는 블랙 코미디도 기대된다.
뺄거리 : 정경호가 50대 노인으로 분장하고 나온다. 사실은 그게 영혼을 팔기 전 실제 모습이다. 티저로 공개된 노인 분장이 조금 어색하다. 영화 '국제시장' 특수분장팀이 참여했다는데 요즘 유행하는 사진 애플리케이션으로 합성한 결과물처럼 이질감이 든다. 그래도 정경호의 연기를 만나면 달라지지 않을까 희망을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