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저항했고, 승리했다. 삼엄했던 그 시절 온 몸 바쳐 싸웠던 독립군들의 진정성이 현 시대 후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화 '봉오동전투(원신연 감독)'가 7일 여름시장 빅4 마지막 주자로 출격한다. '봉오동전투'는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의 전투를 그린 영화다.
99년 전, 봉오동에는 남녀노소 불문, 출신 지역도, 계층도, 성별도 다르지만 오로지 '조국 독립'이라는 대의를 위해 하나로 뭉쳐 애쓴 무명의 독립군들이 있었다. '봉오동전투'는 일본군의 공격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던 조상들의 강한 의지, 일본군을 최종 격전지인 봉오동 죽음의 골짜기로 유인하기 위해 필사의 질주를 펼친 독립군들, 그리고 이들의 목숨 건 전투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봉오동전투'가 기획 단계부터 관심을 모았던 이유는 이름없는 독립군의 '첫 승리'의 역사를 다뤘다는 점이다. 원신연 감독은 "일제강점기는 외면하고 싶은 피해의 역사가 아니라 꼭 기억해야 할 저항의 역사"라는 것을 여러 번 강조했다. '봉오동전투'는 억압의 시대 속에서 끝까지 저항하고 맞서 싸웠던 독립군들의 모습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전한다. 그 진심을 충무로 대표 배우들이 함께 했다. '진정성·친근감·체력'까지 원신연 감독 캐스팅 원칙에 안성맞춤이었던 배우들은 국사책을 찢고 나온 듯 캐릭터와 완벽한 싱크로율로 몰입감을 더한다.
전설적인 독립군 황해철 역의 유해진은 일본군 앞에서 무섭게 돌변하며 비범한 카리스마를 뽐내고, 류준열은 냉철하지만 독립에 대한 열망으로 들끓는 독립군 분대장 이장하의 내면을 밀도 있게 표현했다. 마적 출신 독립군 마병구로 분한 조우진은 빼어난 사격술과 유창한 일본어 솜씨로 극의 완급을 조절, 최유화는 신흥강습소 출신의 독립군 저격수 자현으로 새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원신연 감독에게 "미래를 책임질 배우" "연기 천재"라는 극찬을 받은 성유빈과 이재인은 깊은 내면 연기로 놀라움을 선사한다.
'봉오동전투'는 진정성을 바탕으로 영화적 재미도 빼놓지 않았다. 봉오동의 험준한 지형을 무기 삼아 군사력이 우세한 일본군에 맞선 독립군은 필사의 유인작전을 펼친다. 총탄이 빗발치고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지만 일본군을 죽음의 골짜기로 유인하기 위해 질주하는 독립군의 사투를 스크린에 재현한 것.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은 연기가 더해져 전투의 생생함은 배가 된다.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액션은 생동감과 함께 투쟁 정신을 일깨워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봉오동전투'의 등판은 영화 외적으로도 주목도가 크다. 상업영화 흥행면에서는 앞서 개봉한 '엑시트(이상근 감독)', '사자(김주환 감독)'와의 경쟁에서 새롭게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반일감정이 극에 달해 일본 불매운동이 펼쳐지고 있는 현 시국에서 의미있는 역사물로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봉오동전투'의 진심이 관객들에게 닿아 흥행성과 진정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되길 많은 이들이 함께 응원하고 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