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아이 같은 아빠 철수(차승원)와 어른 같은 딸 샛별(엄채영), 마른하늘에 ‘딸’벼락 맞은 철수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린다. 12년 만에 본업인 코미디로 돌아온 차승원이 극중 아이보다 더 아이 같은 반전 매력을 지닌 철수 역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차승원을 비롯해 엄채영, 박해준, 김혜옥, 안길강, 전혜빈 등이 출연한다. '럭키' 이계벽 감독의 신작이다.
2000년대 여러 코미디 영화를 흥행시키며 1400만 명의 관객을 웃긴 바 있는 차승원은 2007년 '이장과 군수' 이후 12년 만에 코미디 영화를 내놓는다. 뽀글뽀글 펌 헤어스타일에 흰 러닝 셔츠를 입고 과감하게 망가지면서, 개구진 표정 연기를 비롯해 과장된 듯 적절한 연기를 보여준다.
"코미디 장르의 영화는 늘 좋아했다"는 차승원은 "한동안 하지 않았는데, 전작 '독전'에서도 코미디를 했다고 생각한다. 한 번 맛보면 빠져 나올 수 없는 (코미디다). 다음 영화를 더 넓게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준비하고 있다가, 마침 같은 제작자가 '힘을 내요, 미스터 리'를 제안했다. 휴먼 코미디로 좋은 영화일 것 같다고 추천하더라. 좋아했던 장르라 그런지 찍고 나니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돌아온 차승원은 '럭키'의 이계벽 감독과 손 잡았다. '럭키'는 2016년 697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코미디 영화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바 있다. 두 사람의 만남에 많은 영화팬들의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이계벽 감독은 "이번 영화는 '럭키'와 다르게 더 따뜻하고 더 재미있다"고 자신하면서 "코미디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은 차승원의 코미디 전성기를 거쳤다. 당시 '차승원과 함께해보는 것이 꿈이다'라고 다들 생각했을 것"이라며 차승원과 작업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 감독은 "코미디 맛집의 기본은 좋은 배우다. 정말 좋은 배우들과 영화를 만들었다. '럭키'와는 다른, 발전된 코미디의 맛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차승원 뿐 아니라 박해준과 전혜빈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특히 여러 작품에서 독한 악역으로 많은 관객을 떨게 만든 박해준은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 코미디 연기에 도전한다. 등장만 해도 살벌한 아우라를 뽐내던 그는 반전 코미디 연기로 차승원을 보좌한다.
이에 대해 박해준은 "편한 마음으로 왔다. '독전'에서 선창 역할을 코미디로 풀었다. 그때 살짝 맛을 봤다"면서 "코미디가 정말 하고 싶었다. 저에 대한 이미지도 너무 안 좋고, 크고 있는 자식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영화를 찍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 차승원은 "박해준이 원래 밝다. 음습한 역할을 해왔는데, 밝고 건강한 친구다. 자녀가 있으니까 보는 눈도 많아지고 그러니까"라며 웃었다.
이 감독의 전작 '럭키'에서 많지 않은 분량에도 신을 스틸했던 전혜빈. 이 감독과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다. '럭키'에서 "너무 무서워요"를 외쳤던 그는 이번에도 "너무 무서워"라는 대사를 소화한다고.
전혜빈은 "'럭키'에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부담이 되더라. 중간에 감독님에게 '못하겠다'고 한 적도 있다"며 "이렇게 나온 영화를 보니 역시 나는 이계벽 감독의 페르소나인 것 같다"고 말했다.
기대가 큰 만큼 차승원의 어깨가 무거울 터. 차승원은 "유독 코미디 장르 영화의 현장은 즐겁고 편안하고 안정돼 있다. 2000년대 초반에 많이 찍어서 이 장르를 싫어할 때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다보니 연기를 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원천이 되는 장르인 것같다. 코미디는 저에게 땅 같은 존재"라며 "많은 분들이 다른 장르의 저보다 더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그것에 관한 고마움과 보답하고픈 마음이 있다. 추석에 '힘을 내요, 미스터 리'로 조금이나마 웃음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한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