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SK 김광현·산체스·소사·문승원·박종훈. IS포토 SK는 KBO 리그 역대 세 번째로 '선발 투수 5인 전원 10승'을 달성할 수 있을까.
염경엽 SK 감독은 최근 "우리 선발 투수들이 모두 10승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털어 놓았다. "선발 투수 전원 10승은 팀이 큰 위기 없이 한 시즌 동안 정상적으로 잘 운영됐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홈런의 힘으로 시즌을 꾸렸던 SK는 올 시즌 반발력을 낮춘 공인구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염 감독은 "팀 홈런 수가 지난 시즌 대비 50% 수준으로 줄어 들어 득점 생산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완벽한 선발진이 홈런의 공백을 확실하게 메웠다. 7일까지 올 시즌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3.17로 전체 1위. 2위 두산(3.52)에 큰 차이로 앞서 있다. 선발진 투구 이닝(599⅔이닝) 역시 1위를 달리고 있고,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선발진 승수 합계가 50승을 넘었다. 선발 투수 전원의 두 자릿수 승리는 충분히 노려볼 만한 목표다.
지금까지 KBO 리그에서 선발 투수 다섯 명이 10승을 달성한 사례는 단 두 번 나왔다. 2015년 삼성과 2018년 두산이다. 모두 정규시즌 우승팀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삼성은 4년 전 윤성환(17승)-차우찬(13승)-알프레도 피가로(13승)-타일러 클로이드(11승)에 이어 장원삼(10승)까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두 자릿수 승리 고지를 밟으면서 역대 최초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후 3년 만인 지난해 두산도 세스 후랭코프(18승)-조쉬 린드블럼(15승)-이용찬(15승)에 이어 유희관(10승)과 이영하(10승)가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해 삼성의 뒤를 이었다.
올해 SK 선발진도 이들 못지않게 막강하다. 7일까지 앙헬 산체스가 14승, 김광현이 13승을 각각 올려 이미 10승을 훌쩍 넘겼다. 이어 박종훈과 문승원이 나란히 7승으로 승수 쌓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지난 2년간 두 자릿수 승리를 올렸던 박종훈은 지난 6일 인천 KT전에서 시즌 8승째를 추가하지 못하고 숨을 골랐다. 대신 아직 한 번도 10승 고지를 밟은 적 없는 문승원이 7일 경기에서 7승을 따내 페이스를 올렸다.
마지막 퍼즐인 헨리 소사는 놀라운 속도로 달려 가고 있다. 브록 다익손(현 롯데)의 대체 선수로 들어와 지난 6월 9일부터 뛰기 시작했는데, 9경기에서 벌써 6승을 쌓아 올렸다. 승패 없이 물러난 경기가 2게임, 패전을 기록한 경기가 1게임에 불과하다. 시즌 개막부터 줄곧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는 한화 외국인 투수 채드 벨의 승수와 같다. 염 감독은 "다익손의 SK 시절 승수(3승)를 합하면 거의 10승에 근접했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SK는 이제 정규시즌 37경기를 남겨뒀다. 9월 중순 이후 잔여 일정 로테이션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을 고려해도 선발 투수 한 명당 6~8경기 정도 더 나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규시즌 우승의 보증수표이자 최고의 활약에 대한 보상인 '선발 투수 5인 10승' 기록이 멀지만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