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히 쉬세요, 우리가 싸우겠습니다"
영화 '김복동'이 전 세대의 호평과 관객들의 자발적인 관람 독려 등에 힘입어 5일만에 누적관객수 3만 명 관객을 넘어선 가운데, 전국적으로 단체 관람 열풍까지 불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복동' 측에 따르면 이미 정계 인사들의 단체 관람과 함께 금융산업노조, 전교조, 강원영상위원회, 교육연수원, 인플루언서 협회, 강원도 원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노동조합, 이솔화장품 등이 '김복동' 단체 관람을 진행했다.
금주부터 평화나비네트워크, 성남시청, 여성가족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해양수산부 등이 단체 관람을 이어갈 예정이다.
일반 관객들의 표 나누기 운동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 관객들은 극장을 대관하거나 ‘김복동’ 관람권을 예매해 주변인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며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뜻에 지지하고 있다.
김복동 할머니가 생전에 응원한 곶자왈작은학교 학생들도 “나는 희망을 잡고 살아. 내 뒤를 따라”라고 외치는 할머니의 뜻을 기억하겠다며 단체 관람 후 영화에 대한 감상을 전하기도 했다
이는 단순히 표를 구입하는 ‘영혼보내기’와는 달리 실제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보고 느끼고 기억하고 그리고 행동하도록 한다는 것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변영주 감독은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개봉하면 불쌍한 할머니들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김복동의 삶은 그런 삶이 아니다"며 "이 영화는 영화를 본 10명의 관객이 완전히 이 삶을 이해하게 만들기 위해 만든 영화다"고 설명했다.
또 “김복동 할머니는 피해자로서 불행을 이겨내고 인권문제를 위해 싸웠던 분이다. 그런 할머니를 동정하지 말고 오늘을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깃발이 되는 사람을 통해 용기를 얻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그 의미를 명확히 전하기도 했다.
영화를 본 관객들 모든 선입견을 깨고 '우리가 동정해야 하는 사람이 아닌, 이 시대를 살아온 멋있는 한 명의 위대한 인물에 대한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라는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힘입어 ‘김복동’은 상대적으로 적은 상영관과 상영횟수,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관객 추이와 예매율에 있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포털 사이트 관람객 평점 10점, CGV 골든 에그 지수 전 세대 99%라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기록하며 입소문 흥행 행보에 돌입했다.
‘김복동’은 여성인권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였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92년부터 올해 1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투쟁했던 27년 간의 여정을 담은 감동 다큐멘터리다.
영화의 상영 수익 전액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 쓰여 ‘김복동’을 보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은 현재까지 여전히 진행 중인 아직 끝나지 않은 이 싸움에 동참하고 지지할 수 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