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스케일이 점점 커지고, 중국 정부의 압박도 거세진 가운데 중화권 스타들의 중국 지지 발언에 전 세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해외를 주 활동 터전으로 삼고 있는 스타들의 입장 표명은 더 큰 비난을 자초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홍콩 정부는 '범죄인 인도 법안 개정안'을 발표했다. '송환법'이라고 일컫는 신규 법안은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중국 등에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홍콩 시민들은 지난 3월 말부터 해당 법안에 반대하며 대규모 시위를 진행했다. 시위의 스케일은 점점 커지고 있으며 며칠 전부터 홍콩국제공항을 점거, 외신과 해외 각국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시위대를 진압하며 무력을 행사에 논란을 일으켰고, 대규모 중국 군부대가 홍콩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그 심각성을 확인케 했다.
국내 그룹으로 데뷔한 중화권 출신 아이돌 멤버들은 지난 4일부터 자신들의 공식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오성홍기에는 14억 깃발 보유자가 있다. 나는 깃발 소지자다'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홍콩이 창피하고 부끄럽다' 등 내용을 일제히 게재하기 시작했다. 대만·마카오·홍콩은 중국에 속하며 합법적 정부는 중국이 유일하다는 일명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포하고 있다.
현재까지 게시물을 올린 아이돌은 에프엑스 빅토리아, 엑소 레이를 비롯해 갓세븐 잭슨, 세븐틴 준·디에잇, 우주소녀 미기·선의·성소, (여자)아이들 우기, Way V 루카스·윈윈·양양·헨드리·샤오쥔, 차오루, 미쓰에이 출신 페이, 워너원 출신 라이관린, 아이오아이·프리스틴 출신 주결경 등이다.
특히 라이관린은 대만, 잭슨은 홍콩 태생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지지해 이목을 집중시켰고, 레이는 지난 13일 중국 공작소를 통해 '삼성전자 글로벌 홈페이지의 국가, 지역 표기가 불분명하다'는 성명문을 내고 삼성과의 계약 파기를 선언하기도 했다. 레이는 반중국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홍콩에서 예정된 콘서트를 취소했고, 잭슨이 속한 갓세븐 역시 홍콩 콘서트를 최종 연기했다.
또한 미국으로 귀화한 유역비도 14일 일맥상통하는 입장을 표명해 전 세계 영화 팬들을 분노케 했다. 유역비의 발언은 유역비를 비난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개봉 예정인 디즈니 실사 영화 '뮬란' 보이콧 움직임으로 그 스케일이 커졌다. 전 세계 영화 팬들은 SNS를 통해 '#BoycottMulan' 해시태그를 걸며 '뮬란' 보이콧 운동을 펼치고 있다. 유역비는 최초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후폭풍은 거센 상황이다.
이들은 '유역비 본인은 현재 미국 시민권자로 자유를 누릴대로 누리면서 홍콩 시민들의 목소리를 묵살하는데 동참하고, 반인권적인 홍콩 경찰의 과잉 시위 진압에 손을 들었다'는 것에 주목하며, "민주주의, 자유,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유역비는 '뮬란'이 될 자격이 없다"고 꼬집었다. 또 "'뮬란'은 중국에서만 개봉하는 것으로. 스크린 내어주는 것조차 싫다", "애초 중국을 위한, 중국에 의한 영화 아니었나. 절대 안 봅니다" 등 반응도 나타냈다.
미국 주간 매거진인 뉴스위크는 15일 '#보이콧뮬란 트렌드, 디즈니 스타 유역비가 홍콩 경찰을 지지하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국제적으로 유역비는 비난을 받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2020년 3월 '뮬란' 개봉을 중단하길 원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들이 쏟아지자 중국 네티즌들은 국내 포털사이트까지 넘어와 해당 기사들에 '중국 내부 문제에 왜 한국이 난리인지' '대만·홍콩 출신도 한 핏줄이다. 중국 지지는 당연해' '한국은 본인들 사건·사고나 해결하고 말해라' 등 (타격 하나 없는) 불쾌함 섞인 저격성 내용의 수 많은 댓글을 남기며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반면 홍콩 네티즌들은 '응원 감사하다' '열심히 싸우겠다'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국내 네티즌들은 단연 대부분 홍콩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자 노력 중이다. 네티즌들은 '차이나머니 못 잃어. 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닐 듯' '민주주의 국가에서 돈 벌어놓고 뭐하는 짓' '외국인들 좀 데뷔 안 시키면 안 되나' '비난 듣기 싫으면 한국에서 활동을 말던가. 활동은 하면서 지들 일이라고 신경끄래' '천안…', '프리홍콩!' '중국 댓글부대 출동했네. 어디 한번 싸워보자. 우리도 홍콩도 지지 않는다' 등 한국어로 또 중국어로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