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셔츠로 널리 알려진 '예작(YEZAC)' 뒤에는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39년 역사를 지닌 한국 토종 브랜드, 중년 남성 사이에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한 셔츠 브랜드까지….
예작은 1980년 '시대셔츠'가 출발점이다. 1998년 예작으로 이름을 바꿔단 뒤 국내 대표 프리미엄 셔츠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저가 브랜드가 범람하는 시대에 다소 가격대가 높은 편에 속하지만 점잖고 세련된 특유의 디자인과 고급 원단으로 인기 끌었다.
유행도 선도했다. 1990년대만 해도 셔츠는 수트 안에 '받쳐입는' 개념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예작은 이른바 '스타일 아티스트'를 추구한다면서 셔츠 하나만으로도 멋진 스타일링을 완성할 수 있는 디자인을 속속 내놨다. 밋밋했던 셔츠 위에 아플리케 장식을 달고, 그래픽까지 얹으면서 큰 사랑을 받았다.
예작을 이끌고 있는 형지I&C 측은 "예작은 한국인 체형에 가장 잘 어울리는 핏과 패턴으로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다"며 "다양한 남성잡화를 함께 선보이면서 여타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졌다"고 말했다.
예작이 변화를 시작했다. 과거 ‘남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부터는 '가족'이라는 색깔을 보다 진하게 입히고 있다. 배우 윤상현과 가수 메이비 부부를 2019년 예작 패밀리로 선정, 따뜻하고 행복한 분위기의 화보를 촬영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예작은 2014년 국내 최초로 한국섬유소재연구소와 합작해 신소재 개발 및 기능성 셔츠를 출시하며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프랑스 브랜드 '까스텔바작'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기존의 예작 제품이 가지고 있던 고급스럽고 클래식한 감성에 '까스텔바작'의 경쾌하고 발랄한 아트워크를 재해석해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앞으로의 20년, 30년을 내다본다는 의미에서 더 젊어진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청년셔츠' 행보에 고삐를 쥐었다. 올해부터 우먼 셔츠를 함께 선보이면서 여성층도 함께 공락하고 있다. 노력이 빛을 보고 있다. 형지I&C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적자에서 올해 흑자로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은 매출액 508억원, 영업이익 6000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매출 548억원, 영업이익 -24억원에 비해 영업이익 실적이 개선됐다.
최혜원 형지I&C 대표는 "판매채널 확대는 물론, 남성복 브랜드 예작과 ‘본’을 2030트렌드에 맞게 리뉴얼 한 것이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어 흑자 전환을 시작으로 매출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또 "급변하는 패션 환경과 다양한 니즈에 부응할 수 있는 ‘국내 토털 패션전문기업’으로서 차별화된 품질과 보다 나아진 수익구조로 고객만족, 주주만족을 실천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