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이 달려왔다. 2017년 '고백부부'를 시작으로 '나의 아저씨' '이리와 안아줘' '킬 잇'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까지 장기용(27)의 지난 2년간 스케줄은 쉬는 날 없이 빼곡했다. 이젠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 개봉까지 남겨뒀으니 정말 치열하게 살았다. 숨 가쁘게 살아온 보답은 55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남자신인상으로 보상 받았다. 상이 인생에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트로피를 손에 쥐고 환하게 웃는 모습에서 안도의 숨을 몰아쉬었다. "신인상 후보지만 쟁쟁한 선배들과 한 자리에 있다는 뿌듯한 한 켠엔 수상을 바라는 기대감도 살짝 있었죠. 호명되고 이게 꿈인가 싶었지만 티내고 싶지 않았어요.(웃음)" '나의 아저씨'에서는 빚 독촉을 내세워 이지은을 괴롭히는 '못된 놈'에서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를 통해 만인의 여성들이 좋아하는 '연하남'으로 이미지를 확 바꿨다. 드라마 방영 당시 어딜가도 '박모건'에 대한 관심이 치솟았다. 정작 본인은 드라마 촬영 때문에 체감하지 못 했다. 까칠하지만 엉뚱한 박모건 이미지가 실제 모습인듯 궁금했지만 전혀 딴 사람이었다. 진중하게 내뱉는 한 마디마다 특유의 개그 코드가 있었다. 웃기려 의도하지 않는 말이지만 묘한 웃음이 있어 상대방을 미소짓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술을 좋아하나 잘 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드라마 종영과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맥주를 들이켰다. "어릴 땐 진짜 소심하고 낯가림이 심했는데 지금은 제가 봐도 끼가 많은 거 같아요."
-원래 꿈이 모델이었나요. "아니요. 어릴 때 꿈이 없었어요. 약사나 선생님이 되고 싶었어요."
-공부를 잘했나봐요. "성적은 안 좋았는데 열심히하는 친구들 있잖아요. 그게 저에요. 공부하는 방법을 몰랐을 뿐 최선을 다하는 학생이었어요. 밤새서 공부도 해보고 전교 1등 못지 않게 끈기있게 필기도 잘했는데 정말 필기만 했어요. 머릿속에 입력하고 이해해야되는데 그게 안 됐어요."
-얼마나 노력했길래요. "1년 정도요. 그래서 이게 노력으로 안 된다는 걸 알았죠. 공부에 대한 후회는 없어요."
-모델의 꿈은 언제 생겼나요. "수능이 다가올 무렵이었어요. 고등학교 3학년 1학기때 인생에 대해서 생각했어요. 여름방학때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했어요. 그러다가 패션쇼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됐어요. 런웨이 영상을 보는데 워킹을 너무 해보고 싶었어요. 그 영상을 보고 모델을 해야겠다 마음 먹었죠."
-부모님이 이해했나요. "부모님을 설득하는게 첫 과제였어요. 모델이란 직업에 대해 제가 먼저 이해해야했죠. 울산의 작은 연기 학원을 등록했어요. 부모님은 '서울가면 너보다 키크고 잘생기고 얼굴 작은 애 많다'고 말렸는데 한 번만 믿어달라고 졸랐어요. 대학교 합격하면 제가 하고 싶은 걸 해달라고 했어요. 수능 두세달 남기고 수시를 봤는데 붙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서울로 올라왔어요."
-모델일은 어땠나요. "재미있었어요. 스스로 끼가 많다고 느꼈어요. 어릴 때는 소심하고 낯가리고 사람들 앞에 서는 걸 무서워했어요. 런웨이에 서면서 달라졌어요. 화보 촬영할 때도 내가 봐도 뻔뻔할 정도로 달라졌어요. 처음에는 화보 한 컷 나중에는 두 세권에 네 컷이 실리다보니 뭔가 기분이 묘했어요."
-서울서 아르바이트도 했겠어요. "아니요. 한 달에 30만원 용돈 받아 생활했어요."
-월세살이면 방값은. "방값도 부모님이 내줬고요. 제가 생활할 수 있을만큼은 지원해줬어요.(웃음)"
-자연스럽게 연기의 길이 생겼나요. "모델일이 하고 싶었고 카메라 앞에서 멋진 옷 입고 멋진 포즈 취하고 수천명의 사람들 앞에서 워킹하고요. 그렇게 모델 생활을 하다보니 뮤직비디오나 영상 촬영 기회가 생겼어요. 그걸 또 하다보니 드라마나 영화 오디션을 보게 됐고 연기를 할 수 있게 됐죠. 오디션을 봤는데 다 떨어졌어요. 못 했으니깐 당연한 결과였죠. 그러면서 오기가 생겨 자연스럽게 여기까지 왔죠."
-지금 키는 언제 완성됐나요. "고등학교 3학년 때 키에요. 어머니 키가 168cm라 유전적인 영향이 없진 않았죠."
-키 크는 비결 좀 알려주세요. "한참 키 클때 하루에 다섯끼씩 먹었어요. 두 시간 기준으로 배가 고파서 계속 먹었어요. 밥을 엄청 좋아하거든요. 그렇게 키가 컸죠. 물론 살도 찌지만 빼는 건 자기 몫이죠."
-어떻게 관리하나요. "한강가서 걷고 뛰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받아요. 성격이 게을러서 작품을 앞두고 몰아서 관리하는 편이에요. 지금도 야식을 먹고 싶은데 관리를 해야하니 참고 있어요."
-평소에 집에서는 뭐하나요. "밥먹으면서 '무한도전' 보는거 좋아해요. '무한도전' 옛 영상을 패키지로 4만 4000원에 판매하는데 구매해서 계속 보고 있어요. 심심하면 친구들 만나서 게임하고 특별한게 없어요. 누가보면 무료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게 너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