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X1(엑스원)이 Mnet '프로듀스X101'의 경찰조사 속에 데뷔했다. 방송사가 제작진을 내사 요청하는 전례없는 사태 속에서 CJ ENM은 엑스원 데뷔를 강행하고 논란에 입을 닫았다.
방패막이 된 엑스원 엑스원은 27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쇼케이스와 콘서트를 결합한 쇼콘으로 데뷔 무대를 가졌다. 첫 번째 미니 앨범 '비상 : QUANTUM LEAP(퀀텀 리프)'를 발매하고 타이틀곡 '플래시'를 비롯한 수록곡들로 세트리스트를 채웠다. 11명의 정식 그룹으로 팬들 앞에 나선 엑스원은 갈고 닦은 칼군무로 합을 이뤘다. 김우석, 조승연, 한승우는 각각 업텐션, 유니크, 빅톤이라는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무대를 이끌었다.
'프로듀스X101'에서 드러났던 미흡한 실력은 보이지 않았다. 프로그램 조작 논란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엑스원 멤버들은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하는 책임을 짊어졌다. 한승우는 "프로그램이 끝나고 오로지 앨범 준비에만 몰두했다. 엑스원을 많이 사랑해주시고 기다려주신 팬 분들을 위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앨범에는 멤버들의 의견도 일부 반영됐다. 종영 후 2개월 남짓한 시간에 쫓기듯 준비한 데뷔 앨범이지만,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분명했다. 엑스원은 "팬들을 위해 '웃을 때 제일 예뻐'라는 노래를 넣었다. 노래를 듣고 웃을 수 있고 위로가 됐으면 한다는 마음을 전달해 좋은 멜로디와 가사가 나왔다. 다음 앨범부터는 더 많은 의견과 작업물이 반영될 것 같다. 우리 색이 담긴 노래가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면돌파 혹은 입막음 엑스원 멤버들은 조작 논란 속에 데뷔를 강행하는 것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꺼내놓지 않았다. "연습에 매진을 하고 있었고 스케줄도 바빠 외부 일을 접할 상황이 많이 없었다"고 회피했다. 한승우는 "상황이 부담된다기보다 보답해야 한다는 마음이 크다. 이번 앨범을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그 이유는 우리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을 위해서였다. "고 전했다. 기자회견 MC를 맡은 조우종도 "앨범에 관한 질문을 부탁드린다"며 범위를 한정해 CJ ENM 관계자 선에서 논란에 대한 질문을 잘라내는 모습이었다.
경찰 수사와 별개로 엑스원의 데뷔는 순조롭다. 고척스카이돔 데뷔 무대는 선예매 티켓 오픈만으로 전석 매진됐고, 쇼콘 시작 한참 전부터 팬들이 공연장 주변에 몰려왔다. 굿즈를 사기 위한 줄도 이어져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조승연은 "앨범 준비와 쇼콘이 같이 있어서 그동안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인기에 대한 실감을 체감하긴 어려웠는데 리허설을 위해 고척돔 무대에 서니 실감이 났다. 이렇게 큰 무대에서 데뷔한다는 것이 눈으로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김우석은 "엑스원으로 재데뷔를 하게 됐는데 함께 생활을 해보면서 즐거운 점도 많고 행복한 일도 많다. 이렇게 활동의 기회를 얻은 것이 감사한 일"이라며 엑스원으로서의 활동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