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우는 지난 8월 21일 개봉한 영화 '변신(김홍선 감독)'으로 데뷔 후 처음 크레딧 가장 첫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무대에서 활동하던 연극 배우에서 감초 조연으로, 그리고 이제는 주연 배우로 올라섰다. 게다가 '변신'의 성공으로 흥행의 수식어를 더했다. 첫 도전부터 티켓파워를 입증했다.
'변신'은 개봉 직후 박스오피스 1위로 직행했다. 한국 공포영화가 1위에 오르는 것은 지난해 3월 개봉한 '곤지암' 이후 처음이다. 8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고, 8월 31일까지 137만 명의 누적관객수를 기록했다. 사실 이 영화는 뚜껑을 열기 전까진 약체로 평가받았던 작품이다. 톱스타의 인기에 기대지 않은데다, 여름 성수기가 끝날 무렵으로 개봉일을 잡았다. 경쟁작들과 비교해 제작비를 많이 들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흥행 레이스를 시작하며 반전 승부를 펼쳤다. '약체의 반란'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 반전의 한가운데 배성우가 있는 셈이다.
배성우는 지난 1999년 뮤지컬 무대에서 데뷔했다. 처음엔 드라마와 영화 판에서 배역의 진짜 이름 없이 상황 설명을 딴 이름이나 별명으로 등장했다. 그렇게 여러 작품에 자주 등장해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니 자연스럽게 관객들의 눈에 들었다. 어느샌가 명품 조연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베테랑'·'내부자들' 등 흥행작에는 빠짐없이 얼굴을 비쳤다.
그리고 데뷔 20년차가 된 현재, 배성우는 한 작품을 이끄는 주연으로 자리매김했다. '변신'에서는 웃음기를 빼고 진한 감정 연기를 더했다. 강동원이나 박서준 등 미남 후배들만 입는 줄 알았던 사제복도 무리 없이 소화했다. 작품을 향한 호불호는 갈릴지 몰라도 배성우의 연기만큼은 이견 없는 호평을 받았다. 여기에 실질적인 흥행까지 이끌며 티켓파워를 증명했다.
배성우는 차기작 '출장수사' 또한 가장 앞 열에 서며 행보를 이어간다. 신예 정가람과 투톱 주연을 맡아 사실상 이 영화의 8할을 이끌어간다. 몸을 던지는 액션 연기까지 소화할 예정이다. 또 한 번, 한걸음 더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자신의 변화와 성장에 대해 배성우는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는 나만의 특이함이 무기라고 생각했다. 요즘엔 그 무기가 친근함이라는 생각이 든다.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표현하는 것이 나의 무기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전에는 맡은 캐릭터의 목적과 상황을 설득력있게 표현하는 것에 가장 힘썼다. 지금은 작품 전체를 보고 가야 하기에 작품과 캐릭터를 모두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