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한화는 엎치락 뒤치락하며 0.5~1게임 차를 유지했다. 잡고 잡혔다. 그러나 2일 현재 한화가 롯데를 2게임 차 앞선 채 9위를 지키고 있다. 큰 차이 없던 두 팀의 페이스에 차이가 생겼다. 한화는 지난 주 치른 다섯 경기에서 3승(2패)를 챙겼다. 리그 3위 키움, 4위 LG전에서 1승씩 얻었다. 5강 경쟁을 하고 있는 KT와의 주말 2연전에서도 1승1패를 기록했다. 반면 롯데는 5패(1승)을 당했다.
두 팀의 승률은 3할 대에 불과하다. 전력이 약하고 경기 기복도 크기 때문에 2게임 차는 단숨에 좁혀질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롯데에 생긴 변수가 전망을 바꿨다. 롯데는 구단 차원에서 리빌딩 방침을 내세우며 베테랑 채태인(37)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대들보' 이대호(37)도 의혹을 남긴 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두 선수가 없는 네 경기에서 롯데는 모두 졌다. 공격력이 저하됐다. 3득점을 한 경기가 없다. 이대호와 채태인이 벤치에도 없는 롯데 타선은 상대 배터리에 부담을 주지 못했다. 롯데의 공격이 한창 잘 풀릴 때는 이대호를 향한 동료들의 믿음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개인 성적이 예년보다 좋지 않은 올 시즌도 의존도는 여전히 높았다.
무엇보다 팀 분위기가 어수선할 수밖에 없다. 지도자들이 전준우, 민병헌, 손아섭 등 중고참급 연차 선수에게 시즌 초반부터 힘을 실어 줬지만 롯데의 리더는 항상 이대호였다. 그가 어떤 리더였는지는 차치한다. 당장 '이대호가 없다'는 익숙하지 않은 더그아웃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코칭 스태프는 새 얼굴, 젊은 선수의 출전 기회를 늘리려는 방침을 내세운 상황. 기존 주축 선수는 개인 성적 관리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운 한화도 롯데와 상황이 비슷하다. 그러나 원래 젊은 선수가 1군에서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던 팀이다. 롯데에 비해 진정한 의미에 '유종의 미'를 추구할 수 있는 여건이다. 최소한 어수선하지는 않다. 최근에는 무기한 참가활동정지 처분을 받았던 외야수 이용규(34)가 다시 팀에 복귀했다. 겉으로는 갈등이 봉합된 결말. 선수단에도 나쁠 게 없다.
두 팀은 7·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시즌 13·14차전을 치른다. 그 전에 소화하는 주중 네 경기에서 현재 승차보다 더 벌어지면 롯데는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안 좋은 분위기가 맞대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나마 롯데는 상대 전적이 유일하게 앞선 삼성과 주중 첫 2연전을 치른다. 그러나 이어진 LG와의 잠실 원정은 부담스럽다. 최근 원정 12경기 연속 무승이다. 3일 주중 첫 경기부터 리그 에이스 양현종(31·KIA)을 상대해야 하는 한화도 순탄한 일정은 아니다.
두 팀이 애써 최하위 탈출을 노리고 있지 않을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특급 유망주로 평가되는 강릉고 2학년 김진욱을 2021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얻기 위해서 말이다. 전학생인 김진욱이 1차 지명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1순위 지명권을 얻는 올 시즌 최하위 팀이 그를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단장, 감독이 모두 떠나고 간판 타자까지 연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롯데에 10위는 치명적이다. 지난해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한화도 또다시 '꼴찌'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차기 시즌 기대감이 급감할 수 있다. 무조건 벗어나야 한다. 9월 첫째 주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