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격돌'이다. 각각 액션과 코미디로 승부수를 띄운 마동석과 차승원이 올 추석 양보없는 진검승부를 펼친다.
마동석의 액션 '나쁜 녀석들: 더 무비(손용호 감독)'와 차승원의 코미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이계벽 감독)'가 11일 추석시즌 나란히 스크린에 내걸린다. '명절엔 액션' '명절엔 코미디' 어떤 슬로건을 내걸어도 옳다. 액션이 흥한 시절도 있었고, 코미디가 흥한 시기도 있었다. 때문에 '나쁜 녀석들: 더 무비'와 '힘을 내요, 미스터 리' 모두 관객과의 만남에 자신감이 넘친다.
뚜껑은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가 먼저 열렸다. 지난 달 29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된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평단의 다양한 호평을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럭키'로 700만 관객을 이끈 이계벽 감독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12년만에 코미디 장르로 복귀한 차승원에 대한 반가움이 크다.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3일 시사회에서 베일을 벗었다. 지난 2014년 동명의 드라마로 이미 큰 성과를 이룩한 만큼 다시보는 마동석·김상중 조합에 믿음이 상당하다.
특히 극의 중심이자 선두에서 작품을 이끈 마동석과 차승원의 빅매치에 영화계의 관심이 상당하다. 현 충무로의 대세라 할 수 있는 마동석과, 코미디 장르로만 1400만 관객을 이끈 화려한 과거의 소유자 차승원이 펼칠 선의의 경쟁은 장내외로 흥미진진한 분위기를 이끌어낼 전망이다. 마동석과 차승원의 주특기는 '근거가 있어' 더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를 이룩하며 실제 할리우드 마블 진출에 성공한 마동석은 1000만 영화 '부산행'(2016), 흥행 복병 '범죄도시'(2017)의 연이은 성공에 이어 전작 '악인전(이원태 감독)'으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까지 밟으며 최근 몇 년새 가장 높은 주가 상승의 주역이 됐다.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 이미지로 '대체불가 믿고보는 마동석' 수식어를 따내면서 진정한 '마동석 시대'를 열었다.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 시초를 알린 캐릭터 박웅철의 귀환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2014년 OCN 드라마 시청률 1위를 달성하며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끌었던 '나쁜 녀석들'은 강력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더 나쁜 악을 소탕한다는 신선한 설정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다시 한번 뭉친 나쁜 녀석들의 활약을 그린다.
극중 박웅철은 형사의 극비 프로젝트인 특수범죄수사과에 영입돼 강력한 주먹으로 범죄자들을 잡는 데 앞장선 인물. 짜릿한 액션과 유머러스한 입담, 의외의 귀여움은 마동석의 전매특허 매력이다. 사실상 지금의 마동석을 있게 한 작품과 캐릭터라 봐도 무방하다. 마동석 역시 "여러 액션 영화에서 마동석화 시킨 캐릭터들의 시초는 박웅철이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마동석은 '범죄도시'로 이미 2017년 추석을 뒤흔든 저력이 있다. 2년만에 '나쁜 녀석들: 더 무비'로 컴백, 또 한번 추석 흥행을 노린다. 본격적인 해외진출 전 깔끔한 흥행 마무리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이장과 군수(장규성 감독)' 이후 12년 만에 코미디 장르로 돌아온 차승원은 최근 개봉하는 족족 대박 흥행에 성공하며 연타석 홈런을 날리고 있는 코미디 장르의 부활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다. 과거의 영광을 현재로 이끌어 올 가능성이 크다.
차승원은 '신라의 달밤(김상진 감독·2001)' 440만 명, '라이터를 켜라(장항준 감독·2002)' 130만 명, '광복절 특사(김상진 감독·2002)' 310만 명, '선생 김봉두(장규성 감독·2003)' 247만 명, '귀신이 산다(김상진 감독·2004)' 187만 명, '이장과 군수(2007)' 117만 명까지 2000년대 초 원조 한국 코미디 영화 부흥기의 일원으로 여전히 존재감을 떨치고 있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아이 같은 아빠 철수와 어른 같은 딸 샛별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담았다. 차승원은 극중 미스터리한 인물 철수 캐릭터를 온 몸으로 흡수했다. 타고난 잘생김에 능청스러운 표정 연기, 독특한 말투와 깜짝 반전까지 차승원에 의한, 차승원을 위한 캐릭터를 완성했다. 과거 차승원 코미디에 열광했던 관객들에게는 추억소환 영화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코미디 장르에 목마름이 있었다"고 밝힌 차승원은 "코미디는 영화의 성패와는 상관없이 평생 함께 가야하는 장르다. 어떤 영화든 유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 할 정도로 코미디를 사랑한다"며 "코미디는 연기를 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원천이다. 나에게 땅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차승원은 작품과 장르,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홍보로도 잇고 있다. 라디오 투어는 기본으로 예능 출연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다. 최근 여름 '엑시트(이상근 감독)', 가을 '유열의 음악앨범(정지우 감독)' 등 시즌별 사전 홍보에 박차를 가하는 영화들이 한 편씩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추석엔 '힘을 내요, 미스터리'가 그 자리를 꿰찬 것. 차승원의 열혈 행보가 흥행으로 보답받을 수 있을지 응원의 목소리는 크다.
충무로 관계자는 "마동석과 차승원 모두 가장 잘하는 연기, 인정받은 장르로 출격하는 만큼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나란히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며 "설날과 여름 모두 코미디를 베이스로 한 작품들이 대승을 거뒀던 만큼 추석엔 어떨지 궁금증이 상당하다. 액션과 코미디로 나뉘긴 하지만 '나쁜 녀석들: 더 무비'도 자연스러운 유머를 녹여냈기 때문에 코미디는 확실히 대세가 된 듯 하다. 추석 결과에 따라 영화계 유행과 향후 제작 판도가 명확하게 바뀔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