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이셔널' 손흥민(27·토트넘)과 '황소' 황희찬(23·잘츠부르크) '슛돌이' 이강인(18·발렌시아)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나란히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세 명의 코리안리거가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UEFA는 5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19~202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 출전하는 32개 팀의 출전 명단을 공개했다. 지난달 30일 조 추첨을 통해 조별리그 대진표를 확정한 UEFA 챔피언스리그는 오는 18일과 19일에 걸쳐 1차전 경기를 치른다.
지난 시즌 팀 창단 이후 최고 성적인 대회 준우승의 쾌거를 이뤄낸 토트넘은 올 시즌 다시 한 번 '빅이어(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의 별칭)'를 노린다. 토트넘은 B조에 편성돼 바이에른 뮌헨(독일) 올림피아코스(그리스)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 16강 진출을 다툰다.
손흥민이 출전 명단에 포함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토트넘이 준우승을 차지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특히 8강에서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를 상대로 1, 2차전에서 3골을 몰아치며 극적인 4강행을 이끌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다시 한 번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토트넘의 주축 선수로 활약을 예고한 손흥민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손흥민 못지않게 주목해야 할 인물은 조별리그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린 두 '영 건' 황희찬과 이강인이다. 아직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경험이 없는 두 선수는 이번 조별리그 출전 명단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별들의 전쟁' 데뷔전을 앞두고 있다.
시즌 개막 후 불붙은 발끝을 자랑 중인 황희찬은 조별리그 출전이 대단히 유력한 상황이다.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는 황희찬은 컵대회 포함 7경기 4골 7도움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개막 6연승을 이끌었다. 물오른 활약 속에 빅리그 이적설도 피어오르는 가운데, 더 큰 무대인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겨울 이적시장에서 유니폼을 갈아입는 것도 기대해 볼 만하다.
리그 6라운드 만에 공격 포인트 두 자릿수를 달성한 황희찬은 유럽 무대 데뷔 후 처음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를 밟을 기회를 얻었다. 2016~2017시즌 챔피언스리그 예선에 출전해 골을 넣은 적은 있지만 당시 잘츠부르크가 본선 진출에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이번 시즌, 드디어 본선 무대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 황희찬이 뛰는 잘츠부르크는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잉글랜드) 나폴리(이탈리아) 헹크(벨기에)와 함께 E조에 묶였다.
이강인의 조별리그 출전 명단 포함은 조금 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거취 문제를 두고 구단과 갈등을 겪고 있는 이강인은 올 시즌 개막 후에도 충분히 뛰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이강인의 첫 경기 출전은 지난 3라운드 마요르카전으로, 후반 막판 교체돼 겨우 10분 남짓을 뛰었을 뿐이다. 이강인은 그 짧은 시간 동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의 환호를 받았지만,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발렌시아 감독의 신뢰를 얻었는지는 미지수였다.
이런 팀 내 입지 때문에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출전 명단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으나, 발렌시아의 선택은 이강인을 포함시키는 것이었다. 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컵대회 등을 병행해야 하는데다, 이강인이 원하는 자리에서 주전으로 뛰던 카를레스 솔레르의 부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명단에 포함된 이상, 이강인도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를 첫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발렌시아는 첼시(잉글랜드) 아약스(네덜란드) 릴(프랑스)과 함께 H조에 편성됐는데, 출전 기회를 얻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경우 거취 문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코리안리거 3인이 뛰게 될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은 모두 18일에 열리며, 토트넘은 올림픽아코스(원정) 잘츠부르크는 헹크(홈) 발렌시아는 첼시(원정)를 각각 상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