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드라마 '왕이 된 남자'부터 '호텔 델루나'까지 그야말로 소처럼 일한 여진구. 호평과 인기를 동시에 누렸다. 최고 시청률 10.1%, 12.0%로 두 작품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올해 tvN 드라마 최고 시청률 1·2위에 해당한다. 여진구의 차기작과 다음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린 가운데 남은 2019년엔 학업에 집중하며 '배우 여진구'가 아닌 '중대 연영과 진구 오빠'로 지낼 예정이다.
지난 1일 '호텔 델루나' 최종회 방송 날 배우들과 제작진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모처에서 종방연을 열었다. 고깃집에서 시작한 쫑파티는 자리를 옮겨 이어졌고 자정이 넘어서 끝났다. 그런데도 가을 학기 복학을 결정한 여진구는 '자체 휴강' 없이 개강 첫날인 2일부터 수업을 들었다.
어린 시절부터 드라마 '자이언트' '해를 품은 달' '보고싶다' 등과 영화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하면서 연기력과 배우로서의 매력을 모두 인정받았다. 다만 흥행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았는데, 올해 '왕이 된 남자' '호텔 델루나' 두 작품으로 이 징크스를 완벽히 극복했다.
'왕이 된 남자'에서 왕과 광대 1인 2역을 맡아 원작 영화 이병헌의 존재감을 지우고 자신만의 캐릭터를 창조했다. 권력 다툼 속 광증이 도진 왕 이헌으로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남성성을 드러내며 앳된 이미지를 지웠다. 가짜 왕 노릇을 하게 된 광대 하선으로는 중전 역의 이세영과 애틋한 로맨스를 선보이며 다시 한번 '진구 오빠'라는 별명을 갖게 된 이유를 각인시켰다.
'호텔 델루나'에서는 1300년을 산 호텔 사장 이지은(장만월)과 운명적으로 엮인 엘리트 호텔리어 구찬성으로 변신, 나이를 뛰어넘는 탄탄한 연기력을 과시했다. 구찬성은 장만월과 비교하면 가진 게 적은 캐릭터였다. 이 때문에 초반엔 이지은의 활약에 비해 여진구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그러나 회를 거듭하고 멜로 감정선이 깊어질수록 여진구의 존재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호텔 델루나'를 집필한 홍정은·홍미란 작가는 "평범할 수 있었던 캐릭터를 여진구가 연기하면서 빛을 발했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