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권오광 감독)'이 이전 시리즈에 대한 헌사의 마음을 담은 이스터에그로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허영만 화백의 '타짜'를 원작으로 한 세번째 시리즈 '타짜: 원 아이드 잭'은 인생을 바꿀 기회의 카드 원 아이드 잭을 받고 모인 타짜들이 목숨을 건 한판에 올인하는 내용을 그린 영화다.
애꾸의 강렬한 첫 등장 '휘파람 소리'
첫 번째 이스터에그는 애꾸(류승범)의 등장 씬에서 찾을 수 있다. 포커판을 오가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경외하는 전설적인 타짜 애꾸의 첫 등장을 알리는 이 장면에 권오광 감독이 감춰둔 첫 번째 이야기가 숨어있다.
으슥한 골목에서 휘파람을 불며 등장하는 강렬한 이미지의 애꾸. 그가 휘파람으로 부르고 있는 노래는 다름 아닌 '불나비'다. 한대수가 김상국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불나비'는 최동훈 감독이 연출한 첫 번째 '타짜'에서 고니(조승우)를 화투판으로 이끈 전문 사기 도박꾼 박무석(김상호)이 고니에게 당한 뒤 부르는 노래이자, 엔딩 타이틀에 삽입된 곡으로 타짜들의 세계에 겁 없이 뛰어든 노름꾼들의 비정하고 쓸쓸한 삶과 정서를 대변한다.
숨은 '타짜' 명장면, 미장센 오마주
두 번째 이스터에그는 타짜의 세계에 발을 들인 후 쓴맛을 맛본 도일출(박정민)이 사설 도박장에서 마담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 속에 숨겨져 있다. 전설적인 타짜 짝귀(주진모)의 아들인 도일출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재능으로 포커판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애꾸와 원 아이드 잭팀을 만난 이후 타짜의 세계에 입문, 진정한 타짜로 거듭나게 된다.
아버지를 따라 타짜의 길을 걷게 된 일출의 상황과 변화를 표현하고 싶었던 권오광 감독은 '타짜' 속 짝귀와 고니가 만나는 장면의 미장센을 차용했다. 이질감이 느껴지는 청량한 하늘색 벽지부터 같은 브랜드의 위스키, 같은 색상의 라이터, 가죽 소파 등 작은 소품 하나까지 완벽히 재연한 이 장면은 깨알같은 디테일로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명불허전 '명대사 맛집'
지금까지도 회자될 정도로 강렬한 명대사를 선보인 '타짜' 시리즈. 명불허전 명대사 맛집답게 '타짜: 원 아이드 잭' 속에도 이전 시리즈를 추억할 수 있는 대사들이 가득하다.
애꾸의 "경상도의 짝귀, 전라도의 아귀, 그리고 전국적으로다가..."라는 대사는 '타짜'에서 평경장(백윤식)이 고니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사용한 대사다. 애꾸가 일출에게 아버지의 정체를 알려주며 인용한 이 대사는 전설적인 타짜 짝귀와 그의 아들인 일출의 특수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일출을 향해 모든 것을 통달한 듯 "원래 노름꾼들은 결국 다치거나 죽어"라고 말하는 마돈나(최유화)의 대사는 스승의 복수를 위해 아귀(김윤석)를 찾아간 고니의 내레이션을 활용한 것이다. 도박판을 전전하며 모든 회한을 느낀 듯한 이 대사는 도박판에서 잔뼈가 굵은 마돈나 캐릭터의 성격을 강화시킨다.
'타짜-신의 손' 명대사도 빼놓을 수 없다. 까치(이광수)가 일출에게 내뱉는 "이제 노름 안 해. 명절에 재미로만 할 거야"는 '타짜-신의 손'의 함대길(최승현)의 대사다. 이 외에도 "쫄리면 뒈지시던가", "손목 잘라" 등 '타짜' 시리즈의 유명한 대사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 찾는 재미를 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