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풀인풀'이 가족 화해로 대표되는 KBS 주말극의 공식 파괴를 선언했다. 배우들도 시청자들도 배유미 작가를 향한 기대감이 크다.
25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라마다 서울 신도림 호텔에서 KBS 2TV 새 주말극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이하 '사풀인풀')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설인아·김재영·조윤희·윤박·오민석·김미숙·박영규·나영희와 한준서 PD가 참석했다.
'사풀인풀'은 뭔가 되기 위해 애썼으나 되지 못한 보통 사람들의 인생재활극으로, 울퉁불퉁 보잘것없는 내 인생을 다시 사랑하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가는 소확행 드라마다. '애인있어요' '키스 먼저 할까요?' 등을 집필한 배유미 작가의 신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한준서 PD는 "주말극이 자극적이거나 과장된 소재를 사용했던 게 사실이다. 그렇게 해야 시청자들이 보는 건지, 딜레마가 있다"고 운을 떼면서 "우리 드라마는 과거 주말극과는 맥을 달리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시놉시스를 보면 잘 살아가는 이야기보다 잘 헤어지는 이야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 가족보다 나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고 본다. 우리 드라마는 기존 주말극과 달리 나에 대한 이야기를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말극은 정답이 정해져 있다. 마지막회에 결혼식이 나오고 모든 것이 화해되고 치유가 되는데 그런 행복보다 다른 행복을 보여주고 싶다. 그런 부분은 드라마가 전개되면서 확실한 차이점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확신했다. 지난해 KBS 1TV 일일극 '내일도 맑음'으로 신인상을 받은 설인아와 tvN '백일의 낭군'으로 시청자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김재영이 주연으로 나선다. 여기에 조윤희·윤박·오민석·김미숙·박영규·나영희·박해미·정원중 등 베테랑 배우들이 가세했다. 조우리·류의현·권은빈(CLC) 등 신인들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설인아는 경찰공무원 준비생 김청아를 연기한다. 거듭해서 낙방하지만 의리 빼면 시체인 열혈 청춘이다. 설인아는 "엄청난 사고를 겪고 큰 상처를 받았지만 말도 안 되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갖고 있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극 중 캐릭터는 취업준비생인 친오빠를 참고했다며 "옆에서 지켜봤는데 엄마가 구박하고 타박하는 것도 보고 나도 오빠한테 많이 뭐라고 했는데 그 입장이 됐다. 청아가 사람들한테 가장 듣고 싶은 말이 뭘까 생각해봤는데 '잘할 수 있다' '지금 잘하고 있다' 이런 간단한 말 한마디였다고 생각하는데 청아도 그렇게 응원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불쌍한 역할이다. 사실 많이 어려운 캐릭터이지만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영은 수려한 외모와 완벽한 스펙을 가졌지만 남의 일엔 관심 없는 비혼주의자 구준휘를 맡았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주연에 도전한다. 김재영은 "주연이든, 조연이든 작품을 들어갈 땐 부담스럽다. 하지만 가족 이야기이고, 극 중 어머니 역할이 있는 게 처음이라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SBS 수목극 '시크릿 부티크'에도 출연 중인데, 이와 관련해서는 "촬영이 거의 끝나서 연기하는 데 지장은 없다. 캐릭터도 전혀 다르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조윤희는 전직 아나운서, 현직 재벌가 사모님 김설아로 분한다. 지금껏 보여주지 않은 강렬한 색깔이 있는 역할이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이후 이동건과 결혼, 출산하고 3년 만에 복귀하는 조윤희는 "기존에 해왔던 역할보다는 캐릭터가 강하고 화려하다 보니 새로운 느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는 마음으로 선택하게 됐다. 배유미 작가와는 두 번째 작품이다. 작가님, 감독님 그리고 선배님들까지 안전한 마음으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사풀인풀'을 선택한 이유로, 또 기대되는 이유로 배유미 작가의 필력을 1순위로 꼽았다. 김미숙은 최고 시청률 45%를 예상하면서 "우리 드라마는 첫 회부터 놓치면 안 된다. 배유미 작가가 스피드있게 쓴다. 한 회라도 놓치면 손해 보는 기분이 들 것이다. 열심히 볼 수밖에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작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딸'이 기대 이하의 시청률로 종영한 가운데 '사풀인풀'이 KBS 주말극의 명성을 되찾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