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아닌, 무려 '50년 역사'를 반추하는 과정은 연예계에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단 1분만에 떠오르는 인물들을 속속 언급한 관계자들이 있는가 하면, 일주일 이상의 심사숙고 과정을 거친 관계자들도 상당하다. 다양한 답변과 의견 속 선정된 '연예계 50년을 빛낸 파워피플'은 그래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기본적으로 관계자들은 스스로 '기준'을 세우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많은 관계자들이 "굉장히 쉬운 설문이라 생각했는데 한명 한명 떠올리다 보니 결정하기가 꽤 어렵다"며 "영향력을 기준으로 해야 할지, 국위선양을 따져야 할지, 패러다임을 바꾼 인물들을 선정해야 할지, 성실하게 제 자리를 오래 지켜온 사람을 대상으로 삼아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는 내용을 이구동성으로 전했다.
또한 활동 및 개인적 논란에 휩싸였던 인물들에 대한 의견도 분분했다. 한 관계자는 "대중문화사에서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지만, 마약·음주·표절 등 각종 사건사고에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들도 꽤 많은 것이 사실이다. 최대한 성과에 집중하고자 했다"고 귀띔했다.
분야별 결과도 흥미롭다. 가요는 가요, 방송은 방송, 영화는 영화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을 우선순위로 꼽았지만, 가요계는 다른 분야에 비해 조금 더 가요계 관련 인물들을 선택한 비중이 높았다. 특히 본격적인 '아이돌 시대'를 열며 가요계 역사의 산증인이 된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회장의 경우 가요 관계자들의 압도적이고 절대적인 지지를 얻으며 기획사 대표 중 가장 많은 표를 획득했다.
같은 성과를 두고 누구의 이름을 올려야 하는지에 대한 반응도 분분했다. 서태지와아이들은 서태지와 서태지와아이들 표로 양분됐다. 서태지의 이름이 8할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 서태지와아이들 이름을 적은 관계자들도 "서태지의 음악이 서태지와아이들 음반과 활동으로 이어진 것이라 결국 서태지의 음악에 대한 존경이다. 활동을 하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서태지의 영향력은 대단하다"며 최종적으로 서태지에 손을 들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대표와 방탄소년단 역시 마찬가지. "방시혁 프로듀서의 프로듀싱과 창작에 높은 점수를 주지만 방탄소년단이 존재했기 때문에 그의 능력도 더 빛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는 평이 많았다.
방송과 영화는 다채로운 답변이 오간 가운데 작가와 배우, 감독에 대한 비율이 월등했고, 2000년대 보다 90년대에 더 많이 집중했다. 원로, 거장 반열에 오른 후에도 현재까지 활발하게 활동하는 인물들이 상당한 영화계는 설문에 직접 참여한 조사단 중 다수가 파워피플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