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경은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 언론배급시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내 필모그래피 중에 악역은 많지 않다. 항상 착할 역할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제일 중요한 건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영화의 반전 포인트"라며 "나는 선과 악의 이분법적인 판단을 믿지 않는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권선징악이라는 게 거의 없다는 것과 나 자신이 교육화됐다는 것이다. 배우라는 직업이 좋은 것이, 계속 인간을 탐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또 김상경은 "이 역할은 악역이라고 할 수도,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이 인물은 당시 그런 선택을 했다"며 "지금도 양분화된 사회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생각만이 맞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 나는 내 역할로 그런 질문을 하고 싶었다. 이 인물 입장에서는 정의로운 일을 하고 있다고 착각할 수도 있다. 화두를 던질 수 있는 역할이라 재밌었다"고 밝혔다.
'열두 번째 용의자'는 한 유명 시인의 살인사건을 통해 시대의 비극을 밝히는 심리 추적극. 1953년 한국전쟁 직후, 남산에서 벌어진 한 유명 시인의 죽음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예술가들의 아지트인 오리엔타르 다방을 배경으로 시인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수사관과 용의자들의 숨 막히는 심리 대결을 그린다.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으로 첫 공개된 바 있다. 김상경, 허성태, 박선영, 김동영 등이 출연하고, 고명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0월 10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