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지코가 실력으로 루머를 떨쳤다. 데뷔 8년만에 내는 첫 번째 정규앨범으로 자신이 느끼고 경험하고 생각한 것들을 솔직하게 노래하고, 대중을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1일 지코는 더블 타이틀곡 '사람'·'천둥벌거숭이'를 내세운 첫 정규 'THINKING' Part.1(띵킹 파트 원)으로 주요 음원차트 최상위권에 안착했다. 이날 오전 네이버뮤직 1위, 엠넷 2위, 멜론 3위 등 1년 2개월의 공백을 화려하게 깼다. 지난 1월 회사 KOZ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사장이자 아티스트로서 낸 눈부신 성과다.
"맹세코 사실 아냐"
크루나 다른 가수와의 작업은 꾸준히 해왔지만 지코가 본인의 이름으로 신보를 낸 것은 지난해 7월 아이유와 협업한 '소울메이트' 이후 1년 2개월만이다. KOZ엔터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홀로서기 행보를 시작할 무렵, '정준영 단톡방' 사건이 터지면서 지코도 타격을 입었다. 정준영이 휴대폰으로 여성들의 신체를 불법으로 촬영하고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지코의 과거 발언들이 재조명된 것. 2016년 한 때 정준영과 친분이 있었던 그는 당시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정준영이 '황금폰'을 가지고 있다. 많은 연락처가 저장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지코를 둘러싼 루머가 확산됐다. 아무런 연관성이 없었음에도, 활동을 자제해야 하는 상황까지 맞았다. 그는 "방송에서 언급한 휴대폰 관련 일화는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과는 일절 관련이 없다. 섣부른 추측은 삼가주시고, 악의적은 댓글 및 허위사실 유포에는 강경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지 손상은 피할 수 없었다.
첫 정규 트랙 중 '극'을 통해 지코는 "I’ ve never seen the video like that, I swear to God"(맹세하건데 그런 비디오를 본 적이 없다)이라는 내레이션으로 루머에 정면돌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난 아이돌이었다 래퍼였다, 호감이었다 비호감이었다, 극과 극 어느 축에도 못 껴"라며 대중의 고무줄 잣대를 지적하면서도 "내 겉멋든 신인 시절 섣부른 기믹이 어중된 이미지를 형성시켰으니 So sometimes I regret 'it(그래서 때론 후회도 해)"라고 노래를 통해 속내를 털어놨다.
언더그라운드 래퍼→아이돌그룹 블락비→엔터회사 사장
이번 앨범은 만 27세에 독보적 커리어를 쌓은 지코의 여러가지 생각을 엮은 작업물이다. 전곡 프로듀싱은 물론 뮤직비디오 스토리텔러 및 연출에도 참여하는 등 다재다능한 지코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래퍼, 아이돌, 프로듀서, 사장까지 각각의 위치에서 지코가 느낀 감정과 경험들이 노래의 소재가 되어, 진솔함을 더했다. '천둥벌거숭이'에선 '킹 오브 정글'(KOZ엔터) 사장으로서의 자신감이 묻어났고, '사람'엔 평범한 20대 후반인 인간 우지호가 느낀 나약함이 담겼다. 1020세대들 사이 핫한 힙합뮤지션인 재키와이(Jvcki Wai)와 염따(YUMDDA)의 피처링은 트렌디한 재미까지 유발하며 온라인 화제성까지 이끌고 있다.
'쉬즈 어 베이비' '너는 나 나는 너' '소울메이트' 등을 잇는 지코표 러브송도 수록됐다. 남사친의 소극적인 고백을 담은 '걘 아니야', 상상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짝사랑곡 'One-man show'까지 다양한 장르로 첫 정규의 Part.1을 채웠다. 지코는 "이번 앨범을 통해 신나는 분위기부터 우울하고 차분한 노래까지 담았다. 여러 감정을 충족시킬 수 있는 아티스트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Part.2는 10월 중 공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