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부국제·BIFF)가 3일 개막, 열흘간의 항해를 시작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태풍 영향권'에 들면서 부국제 측은 개막 전부터 일정 변경 고지를 전하는 등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물론 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는 마쳤다. 추가 일정은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몇 년에 걸쳐 태풍 직격타를 맞은 부국제 측이 쌓은 내공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빠른 결단력. 2일 전야제 행사를 취소시킨 부국제 측은 "제18호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부산 지역에 태풍 예비 특보가 발효돼 정상적인 행사 운영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관객과 내빈 여러분들의 안전을 위해, 부득이하게 전야제 행사를 취소한다"고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올해는 애초부터 메인 장소를 해운대에서 영화의전당으로 옮겼다. 해운대 비프빌리지는 부국제 시그니처로 오랜 세월 함께 했지만 태풍에는 가장 취약한 무대. 행사기간 내 여러차례 무너져 내리면서 부국제 측은 해운대를 버리는 초강수를 강행했다.
태풍이 와도 매년 개막식은 성대하게 치러졌다. 바람에 흩날리는 여배우들의 드레스 자락은 아이러니하게도 최고의 한 컷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올해도 개막식 일정은 변동없다. 다만 부국제 측은 비행기 결항이라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특정 시간 KTX 1편을 전세내둔 상황이다.
별들의 잔치가 될 올해 개막식은 배우 정우성·이하늬가 사회를 맡아 존재감을 높인다. 이른 오전부터 수 많은 영화인들의 발걸음이 부산으로 향할 전망이다.
85개국 303편의 영화가 상영되는 24회 부국제 개막작은 카자흐스탄 영화 '말도둑들. 시간의 길(를란 누르무캄베토프 감독)', 폐막작은 한국 영화 '윤희에게(임대형 감독)'가 선정됐다.
'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가족을 사랑하는 남자가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사러 나갔다 살해당한 뒤 일을 그린 작품, '윤희에게'는 우연히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윤희(김희애)가 잊고 지냈던 첫사랑의 비밀스러운 기억을 찾아 설원이 펼쳐진 여행지로 떠나는 감성 멜로다. 극과극 장르가 부국제의 문을 열고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