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eague photos 제공] 올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에서도 결론은 변하지 않았다. FC 서울은 패배하지 않았고, 수원 삼성은 승리하지 못했다.
서울은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19' 33라운드 수원과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서울은 전반 14분 박주영의 페널티킥에 이어 후반 9분 이명주의 결승골이 터졌다. 수원은 후반 14분 염기훈의 프리킥 1골에 그쳤다. 이번 승리로 서울은 최근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 고리를 끊고 승점 3점을 챙겼다. 15승9무9패, 승점 54점을 기록하며 3위로 파이널 A에 진출했다. 패배한 수원은 10승10무13패, 승점 40점으로 8위를 확정하며 파이널 B로 향했다.
서울은 슈퍼매치 압도적 흐름을 이어갔다. 서울은 2015년 4월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슈퍼매치에서 1-5 패배 뒤 이번 경기까지 16경기 연속 무패행진(9승7무)을 이어갔다.
역대 가장 오랜 기간 슈퍼매치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무려 4년 6개월. 정확히 1633일 동안 슈퍼매치에서 패배하지 않았다. 라이벌전이라 불리는 것이 무색할 정도다.
이런 서울의 독보적인 흐름은 K리그 최대 빅매치라 불리는 슈퍼매치에 대한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일부 팬들은 슈퍼매치가 아니라 '수원 징크스 매치'라 부르고 있다. 이날 슈퍼매치에서도 1만6241명이라는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지만 결론은 변하지 않았다. 슈퍼매치 승부에서 지지 않는 서울, 이기지 못하는 수원이 '당연시'되고 있는 분위기다. 1633일 이라는 긴 시간이 슈퍼매치의 박진감을 무디게 만든 것이 사실이다. 지난 시즌 서울은 승강플레이오프까지 떨어지는 역대 최대 위기 속에서도 수원에 만큼은 지지 않았다. 그만큼 슈퍼매치에 강한 서울이었다.
경기 전 만난 최용수 서울 감독은 "서울 선수들이 다른 약팀과 할 때는 안일한 마음을 가진 적이 있었다. 하지만 슈퍼매치는 다르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다른 경기와는 확연히 다르다.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자신했다. 경기 후에도 최 감독은 "내용적으로 수원에 밀린 것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16경기 무패다. 슈퍼매치는 K리그 팬들의 많은 관심과 애정을 받고 있다. 내 입장에서 슈퍼매치는 항상 이기고 싶다. 우리 선수들은 말을 하지 않아도 슈퍼매치를 어떻게 치러야 하는 지 알고 있다. 한·일전과 같은 느낌을 받고 있다. 믿음과 자신감 그리고 하나의 팀으로 슈퍼매치를 치르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임생 수원 감독은 "그동안 슈퍼매치에서 이기지 못해 부담감이 크다"고 말했고, 그 부담감과 싸워 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대로 서울의 압도적 우세로 이어진다면 슈퍼매치의 위용은 흔들릴 수 밖에 없다. K리그의 얼굴과 같은 빅매치가 뒤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 이변 없는 매치, 긴장감 없는 경기로 전락할 수 있다. 변하지 않는 결론, 의외성 없는 스포츠는 팬들의 외면을 받는다. 수원의 분발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