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뭐지?' 싶었던 '놀면 뭐하니?'가 점차 틀을 갖춰가고 있다. 시청자가 포맷에 익숙해지고 그 포맷이 다채롭게 확장, 변화해가면서 또 하나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다. 김태호 PD가 후배들과 창조해나가고 있는 세계관은 그야말로 형태가 없다. 무(無)형태이기 때문에 어디로, 어떻게 변형할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MBC '놀면 뭐하니?'가 음악 예능 '유플래쉬'로 안방극장을 찾고 있다. '드럼 신동' 유재석의 드럼 비트로 시작, 천재 뮤지션들이 뭉쳐 하나의 곡을 만들어내는 협업 과정을 담고 있다. 피날레는 10일 서울에서 열리는 유재석의 드럼 독주회다. 물론 이 시리즈는 또 등장할 수 있다. 끝났다고 단언할 수 없다. '놀면 뭐하니?'는 다른 방식으로 확장 가능성이 있거나 다른 형태로 다룰 수 있다면 언제든 자유롭게 꺼내놓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
'유플래쉬'를 하면서 중간에 선보였던 코너는 '뽕포유'였다. 이것 역시 또 하나의 음악 예능이다. 신예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트로트계에 도전장을 내민 유재석의 모습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트로트 붐이 일은 현 방송가와 딱 맞아떨어지는 기획이었고 이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 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6.6%를 기록하며 차츰 사람들의 인식 속에 '놀면 뭐하니?'가 추구하는 목적, 음악 예능의 발전적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흡사 이 모습은 '무한도전'에서 시도했던 '무도가요제'를 연상케 한다. 가수와 멤버들의 협업 과정에서 탄생했던 여러 음악이 무대를 통해 시너지를 일으키며 화제를 모았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 그것을 현시대에 맞게 리얼하게, 협업을 강조하며 릴레이 카메라 틀 안에서 장르적 변형을 일으킨 게 차별점이다.
'놀면 뭐하니?' 제작진은 '유플래쉬' 기획에 대해 "처음엔 일정 기간 동안 악기를 얹어가는 걸로 생각하다가 유희열한테 아이템을 제안했는데 각자가 릴레이로 연주하고 넘기는 방식으로 해보면 어떻겠냐고 공연의 한 형태를 예로 들며 역제안을 해줘 시작된 것이다. 제작진의 악기로 얹어가려고 했던 확장 개념과 유희열의 공연 아이템이 합쳐져 뮤지션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확장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음악은 만드는 사람에 따라 정말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 그 재미를 '무도가요제'를 통해 느꼈지만 전체적인 준비 과정을 방송에 담을 순 없었다. 그러한 음악적인 고민을 담기엔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유플래쉬'는 보다 다양한 음악, 비트를 통한 영감을 담을 수 있다. 그 과정을 즐겁게 볼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방탄소년단처럼 드럼 신동 유재석에겐 달콤한 휴식을 주어진다. 이후엔 트로트 신예 유산슬로 활동할 계획이다. '뽕포유'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 정형화된 프로그램이 아니기에 '유플래쉬'에서 '뽕포유'로 변형이 가능하다. 제작진은 "유재석이 5, 6년 전부터 트로트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트로트를 어떻게 녹일지 고민하면서 나온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업계에 있는 분들에게 조언을 들으며 준비 중이다. 신곡 작업에 대해 여러 사람과 얘기를 나누고 있고, 보컬 연습 부분 등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