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계수 감독은 11일 오후 서울 용산CGV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버티고'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여성과 남성의 대립을 굳이 일부러 그린 것은 아니다. 문명의 속도를 따라가는 현대인의 지치고 피곤한 모습,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좌절감에 관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층 건물은 남성적인, 수직적인 프레임이다. 높고 외부와 단절돼 있다. 회사 내 질서도 가부장적이다. 그 안에서 계약직이라는 신분을 아슬아슬하게 유지하며 살아가는 여성, 사방이 포위된 것 같은 느낌이 남성성과 대비를 이룰 때 조금 더 극적으로 드러나지 않겠냐는 무의식이 있었던 것 같다"며 "주체적인 여성이 여러 작품에 나오긴 하지만, 저는 여전히 21세기 초 한국사회를 여전히 여성이 불평등한 사회이고 이 안에서 겪는 고통을 그대로 들여다보는 시선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버티고'는 현기증 나는 일상,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위태롭게 버티던 서영(천우희)이 창 밖의 로프공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삼거리 극장' '러브픽션' 전계수 감독의 신작이다. 천우희를 비롯해 유태오, 정재광 등이 출연한다. 오는 17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