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드라마틱 시네마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짧지만 강렬한 순간을 연기한 유기혁 캐릭터로 주목받은 이현욱이 bnt와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총 세 가지 콘셉트로 진행된 이번 촬영에서 이현욱은 브라운관 모습과는 또 다른 비주얼로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이어진 인터뷰에서는 최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먼저 풀어놨다.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원작 웹툰 캐릭터와 흡사한 싱크로율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이현욱은 "특유의 분위기와 서늘한 공기 등을 담아내려 노력했다.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상황이나 분위기를 잘 만들어 내는 게 더 중요하다 생각해 냉담한 표정이나 눈빛 등을 살리려 했다"고 말했다.
괴상한 고시원 이야기를 담아낸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촬영장 분위기에 대해서는 "너무 좋고 행복했다. NG가 많이 없던 편이었는데 촬영이 일찍 끝나면 서운할 정도였다. 감독님께서 정해진 틀이 아닌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좋아해 주셔서 그런지 연기를 하다 보면 대사가 겹칠 때도 있는데 오히려 그런 상황들을 이끌어주셔서 참 좋았다"고 회상했다.
2회 등장에 죽음을 맞이했던 이현욱은 이동욱과의 촬영을 언급하며 "형과 첫 촬영이 하필 그 장면이었다. 만나자마자 촬영하기에는 살짝 부담되는 씬이기도 했는데 형이 워낙 베테랑이다 보니 문제없이 잘 촬영했다. 아무래도 야외였고 차 안에서 촬영하는 씬이라 기술적인 면에 대한 어려움은 있었겠지만 NG도 많이 없었고 깔끔하게 잘 끝냈다"고 전했다.
'웹찢남(웹툰 찢고 나온 남자)'라는 수식어가 생길 정도로 열연을 펼친 그는 "베스트 장면을 꼽아달라"는 요청에 "극 중 안희중 캐릭터의 조폭 아저씨를 망치로 내리치는 장면도 좋았는데 내리치면서 살짝 웃음을 띠는데 유기혁이라는 인물이 고시원에서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왔는지 역사가 느껴지고 살인 자체에 호기심이 있던 캐릭터라는 게 엿보인 장면이었던 것 같다. 또 형들이 연기를 잘 받아줘서 더 좋았다"고 답했다.
"인기를 실감하냐"는 물음에는 "SNS로는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는 것 같은데 밖에서는 전혀 모르겠다. 한 번은 종환이 형이랑 지하철을 탔는데 한 분도 못 알아보시더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면서 눈 마주칠 새도 없이 사람들이 참 바쁘게 살아간다는 걸 느꼈다"고 귀띔했다.
"무대에서의 경험이 브라운관 연기에 도움이 됐냐"는 질문에는 "무대 위에서 순간에 느껴지는 것들이 엄청난 자료가 되기 때문에 많은 공부가 됐다. 인물을 분석하는 데에서도 더 진지하고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고 정서의 깊이 차이를 더 느낄 수 있었다. 브라운관 연기하면서도 연극 무대에서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었고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엄마 친구 아들' 덕분이라는 이현욱은 "중학생 때였다. 어머니 친구 분의 아들이 나보다 형님이었는데 연기를 한다는 거다. 그래서 형님을 찾아가 이것저것 묻다가 연기학원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부모님께 '연기 학원을 보내 달라'고 졸랐는데 결국엔 할머니께서 몰래 보내주셨다. 할머니께는 '안양예술고등학교에 합격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지켰다. 그렇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오랜 시간 연기 한 길만 걸어온 이현욱에게 "슬럼프는 없었냐"고 묻자 "지금도 재능이 있는 건지,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생각도 많이 하고 자책도 심한 편이다. 채찍질을 많이 하는 편인데 작업을 하고 나서는 '더 표현할 수 있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못했다'는 아쉬움이 들면 자책도 덩달아 강해진다. 완벽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지만 그래서 더 미련이 남고 달려들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겸손해 했다.
배우로서 매력에 대해서는 "주변 사람들이 눈빛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도 무언가를 말하는 것 같다고 하더라. 좋은 칭찬인 것 같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이 눈빛이 주는 서늘함이 단순히 차가움이 아닌 많은 걸 담고 더 깊어질 수 있도록 해야겠다"며 웃었다.
특별한 롤모델은 없다.이현욱은 "훌륭한 배우들이 많지만 제2의 누군가가 되고 싶지는 않다. 매너리즘에 빠질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따로 롤모델을 두고 싶지 않다. 그냥 나 자신이 되고 싶다. 그게 좋을 것 같다"고 단언했다.
"SNS에 업로드한 게시물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독특한 것 같다"고 하자 "이런 댓글을 봤다. 제 사진을 보고 눈이 멀어서 안과에 갔는데 선생님도 그 사진을 보고 눈이 멀어서 같이 손잡고 다른 안과에 가고 있다고. 고맙기도 하면서 쑥스러웠다. 댓글이 많이 달려서 전부 확인은 못 하지만 이런 적이 없어서 신기하더라. 한 번은 댓글 보다가 할 일을 못 하고 놓친 적도 있었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함께 호흡 맞추고 싶은 배우에 대해서는 "이병헌 선배님. 그리고 배성우 형과는 공연을 한 적은 있는데 진한 연기는 못해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 또 6년간 함께 살았던 서현우 배우는 거의 소울메이트라고 할 수 있다. (이)동휘, (류)준열이도 그렇고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주변에 너무 많다"며 "어제도 '쌉니다 천리마마트' 촬영장에 놀러 가서 동휘를 만났다. 메시지를 보내거나 연락은 하지만 준열이는 요즘 너무 바빠서 자주 못 봤다"고 덧붙였다.
스스로 '집돌이'라 일컬은 이현욱은 "얼마 전 집을 이사해 인테리어를 직접 했다. 리얼 콘크리트 느낌을 내려고 12시간 동안 벽에 페인트칠을 했는데 생각했던 것에 근접하게 됐다. 쉬는 공간이라 분위기에 중점을 두고 아늑하게 만들려고 했는데 얼추 된 것 같다"며 "내가 좀 많이 집돌이다. 물론 친구들과 카페도 가고 그러지만 주로 집에 있는 편이다. 영화도 보고 프라모델 만드는 영상도 보고. 그냥 평범하게 지낸다"고 설명했다.
배우로서 목표는 명확하다. 이현욱은 "지독한 악역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 멍청한 역할도 좋고 인간미 넘치는 자연스러운 모습도 좋고 비운의 남자도 해보고 싶다. 멜로는 남녀 간의 정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실적인 로맨틱 코미디라면 재밌을 것 같다"며 "궁금한 사람이자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다. 뻔하지 않은 느낌이 들었으면 한다. 예상되지 않고 의외의 매력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식상하지 않고 질리지 않는 배우"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현욱은 "이번 작품도 신선함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최고의 찬사가 아닐까 싶다"며 "짧은 시간 동안 관심을 가져주셔서 꿈같은 시간을 느꼈다. 잠깐의 황홀함에 빠져있지 않고 계속해서 배우로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초심 잃지 않고 끊임없이 연기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