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날씨에 아이와의 바깥 나들이가 부담스러워졌다면, 실내 동물원 ‘아쿠아리움’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서울에서 접근성이 좋고 다양한 해양생물을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바다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아쿠아리움 두 곳을 소개한다.
심해에서 육상, 하늘 생물까지…‘아쿠아플라넷 일산’
28일 이른 아침 찾은 ‘아쿠아플라넷 일산’은 가을소풍을 나온 아이들을 싣고 도착한 버스들이 주차장을 메우고 있었다. 걸음이 벅차 보이는 유치원생 아이들부터 초등학생들까지 도시락이 든 가방을 메고 나들이를 나온 아이들의 시끌벅적함이 가득한 아쿠아플라넷이었다. 이 곳으로 소풍을 온 아이들이 이날만 900여 명이었다.
입구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조명에 더욱 반짝이는 해파리들을 만날 수 있다. ‘젤리피쉬존’이다. 이곳에서는 대양해파리, 유리해파리, 업사이드다운 해파리 등 각양각색의 모양을 지닌 총 9종의 해파리를 만날 수 있는데, 아름다운 조명과 어우러져 북극의 오로라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다음은 커다란 덩치가 위협적으로 보이지만 보기와는 다르게 온순한 샌드타이거 샤크 수조, 천사를 닮아 이름 붙여진 엔젠피쉬, 해수어 중 가장 아름다운 어종으로 손꼽히는 나비고기 피쉬를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생물수조를 지나 2층으로 올라오면 2000톤 규모의 메인 수조 ‘딥 블루오션’이다. 가로 12m, 높이 6m의 초대형 메인 수조 ‘딥 블루오션’은 수조에 물을 채우는 데만 일주일 이상이 걸릴 정도로 그 웅장함을 자랑한다. ‘딥 블루오션’은 초대형 흑가오리를 비롯한 가오리류와 제브리샤크 등 30종, 1만여 마리의 대형어류와 중소형 어류가 어울려 서식하며 바닷속 생태계를 그대로 재현했다.
또 메인수조의 거대한 해양생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도 할 수 있으며, 해당 프로그램은 예약제로 운영된다.
스케줄에 따라 공연이 펼쳐지는 메인수조 앞에는 이미 공연을 기다리는 아이들로 꽉 채워져 있었다. 너도나도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 촬영을 할 준비를 하며, 수다 삼매경이었다. 곧 공연 ‘꼬마 선장의 모험’이 시작되자, 언제 떠들었냐는 듯 메인 수조 앞이 조용해졌다. ‘꼬마 선장의 모험’은 오염된 바닷속에서 목소리를 잃어버린 인어공주가 주인공으로 관객들과 소통을 통해 인어공주의 건강과 바닷속의 아름다움을 되찾는 스토리다. 특히 아이들이 직접 참여해 플라스틱 쓰레기에 엉켜 있는 닥터문(문어)을 도와주면서 환경보호에 대한 중요성을 배울 수도 있다.
‘딥 블루오션’의 웅장함에 매료됐던 관람객들은 3층에 마련된 체험공간인 ‘터치 풀’에서 흑점얼룩상어, 불가사리, 닥터피쉬 등을 직접 만질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 가능하다.
걸음을 재촉하다 보면 마주하는 ‘오션아레나’에서 아쿠아플라넷 일산의 마스코트 바다코끼리 ‘메리’를 만날 수 있다. 메리는 아이들을 좋아해 옹기종기 모여있는 아이들에게 물을 뿜으며 장난을 걸기도 한다.
이외에도 참물범, 펭귄, 수달, 비버 등이 모여 살고 있는오션아레나는 기존의 밀폐형 수조와는 달리 개방형 수조로 제작돼 보다 리얼한 생물들의 생태를 관찰 가능하다. 참물범 수조는 중앙에 진공처리된 동그란 특수수조를 설치해 물범이 수영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더 아쿠아’를 지나면 국내에서 유일하게 수족관 안에 위치하고 있는 동물원 ‘더 정글’이 나온다. ‘더 정글’은 건물 내부에 각종 나무와 동굴, 폭포 등이 설치돼 이곳이 아쿠아리움임을 잊게 한다.
아쿠아플라넷 일산은 2019년 1월 ‘더 정글’을 어린이 고객 눈높이에 맞는 놀이와 생태체험을 강화해 만족도가 더욱 높은 정글 놀이터로 리뉴얼했다. 고객 동선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면 바위놀이터에서 나무늘보와 프레리독, 사막동굴에서 파충류와 사막여우, 폭포 다리에서는 코아티와 비버 등 다양한 동물과 교감이 가능하다. 특히 비버 서식지 위로 걸어 다니는 스릴 브릿지나 더 정글 전체를 돌아다니는 코아티를 보면 실제 정글 속 모습을 재현한 듯 하다.
또 나무쉼터에서 알락꼬리여우원숭이 생태를 아크릴이나 가림막 없이 바로 눈 앞에서 볼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단, 물 수 있으니 손으로 만지면 안된다.
4층으로 오르면 옥외에 체험형 농장인 ‘더 스카이팜’도 있다. 조랑말, 당나귀, 양, 염소, 토끼 등 다양한 동물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고 먹이주기, 양 생태설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 체험도 가능하다. 그 동안 경험할 수 없었던 또 다른 세계,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650종 5만5000여 마리의 해양생물과 840m에 이르는 관람 동선이 ‘도심 최대 규모’인 롯데월드의 아쿠아리움은 단연 가장 접근성이 좋다.
길이가 25m인 초대형 메인수조 앞에 서면 눈 앞에 펼쳐진 1만여 마리 해양생물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바삐 눈을 움직여야 한다. 특히 지브라 상어, 카우노즈 가오리 등이 메인 수조를 자유롭게 노닐며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 잡는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지하 1층에서 시작해 지하 2층까지 이어지는 40개가 넘는 수조에서 벨루가, 캘리포니아 바다사자, 작은발톱수달, 말레이 가비알 악어 등 다양한 해양생물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최근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마스코트로 꼽히던 벨루가 한 마리가 폐사, 남은 여덟살 짜리 암컷 벨루가 1마리도 자연 방류가 결정되면서 앞으로 벨루가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단순히 해양생물을 관람하는 데서 나아가, 체험을 통해 직접적으로 해양생물을 느끼고 알아갈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먼저 바다사자, 펭귄, 수달, 메인수조, 바다거북 생태설명회 등 총 5가지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건강관리법부터 먹이주기 등을 소개한다. 생태설명회는 퀴즈를 풀고 선물도 받을 수 있는 참여형으로 진행된다. 모든 생태설명회는 각 생물별 담당 아쿠아리스트가 직접 진행해 전문성을 높이고 생물에 대한 올바른 지식 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에피소드 등을 관람객에게 전달한다.
생태설명회와 별도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는 평균 25종 이상의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사람과 바다가 소통하는 공간’인 체험형 아쿠아리움을 표방하는 만큼 체험·교육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특히 아쿠아리움에서만 만날 수 있는 아쿠아리스트, 수산질병관리사, 수의사 등 이색 직업군에 대한 진로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