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는 최종 7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워싱턴이 기사회생했다.
워싱턴은 30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6차전(7전4선승제) 원정 경기에서 휴스턴에 7-2로 이겼다.
1∼2차전에서 이긴 뒤 3∼5차전을 모두 패해 벼랑 끝에 몰렸던 워싱턴은 최종 승부를 7차전까지 끌고 갔다. 공교롭게도 이번 월드시리즈 6경기에서 워싱턴과 휴스턴은 홈 3경기는 모두 패하고, 원정 3경기씩 쓸어 담았다. 양 팀의 7차전은 31일 오전 9시 8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창단 50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워싱턴은 선발 투수와 홈런포를 앞세워 2년 만에 통산 두 번째 WS 제패를 노리는 홈 팀 휴스턴을 꺾었다.
워싱턴 선발 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의 역투가 돋보였다. 스트라스버그는 8⅓이닝 동안 5피안타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팀 불펜진이 약한 가운데 많은 이닝을 책임져 더욱 의미 있는 호투였다. 5회까지 투구 수 77개를 기록한 스트라스버그는 이후 9회 1사까지 27개의 공으로 아웃카운트 10개를 처리했다. 스트라스버그는 월드시리즈 2승을 포함해, 이번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한 5경기에서 모두 승리 투수가 됐다. 평균자책점 1.98로 가을 무대에서 극히 강한 모습을 자랑했다.
반면 휴스턴 선발 투수 저스틴 벌랜더는 또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고개를 떨궜다. 전날까지 월드시리즈 통산 6경기에 선발 등판해 승리 없이 5패, 평균자책점 5.73으로 부진했던 벌랜더는 5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마운드에 스트라스버그가 있었다면, 워싱턴 타선에는 4타수 3안타 5타점을 쓸어 담은 앤서니 렌던이 지켰다.
워싱턴은 1회 1사 2루에서 앤서니 렌던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으나, 선발투수 스트라스버그가 1회 말 무사 3루에서 호세 알투베에게 동점 희생플라이를 맞았고 2사 후엔 알렉스 브레그먼에게 역전 솔로 홈런을 내줬다.
워싱턴은 5회 1사 후에 애덤 이튼이 벌랜더로부터 동점 솔로 홈런을 뽑았고, 2사 후에는 후안 소토가 3-2로 앞서는 재역전 솔로 홈런을 기록했다.
이틀 전 5차전 선발 투수로 내정됐으나 부상으로 주사 치료를 받고 등판이 취소된 맥스 슈어저는 이날 1점 차 리드 때부터 불펜에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당초 시리즈가 7차전 승부까지 이어질 경우 선발 등판이 유력했으나 물러설 곳이 없던 워싱턴은 초강수 카드까지 만지작만지작했다.
하지만 선제 타점의 주인공 렌던이 해결사로 나서 슈어저의 등판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렌던은 7회 2사 1루에서 휴스턴 구원 윌 해리스에게 5-2로 도망가는 좌월 2점 아치를 터뜨렸다. 또 9회 초 2사 1·2루에서 다시 한번 싹쓸이 2타점 2루타로 환호했다.
한편 워싱턴의 데이브 마르티네스 감독은 3-2로 앞선 7회 초 무사 1루에서 트레이 터너가 내야 땅볼을 친 뒤 1루로 전력 질주해 상대 실책까지 얻어 무사 2·3루를 만들었으나 주심이 '3피트 수비 방해' 아웃을 선언했고, 비디오 판독 후에도 판정이 번복되지 않자 강하게 항의하다 퇴장됐다. 월드시리즈에서 감독이 퇴장당한 건 1996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이끌던 바비 콕스 감독 이후 23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