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1일 사직구장 4층에서 허문회 신임 감독의 취임식을 했다. 김종인 대표이사, 성민규 단장, 손아섭 등 1·2군 선수단 그리고 프런트 직원들이 참석했다. 허 신임은 이 자리에서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고 장점을 극대화하겠다. 어려워하지 않고 다가오길 바란다. 전화해도 좋다"며 긴밀한 소통을 추가하려는 의지를 전했다.
공식 취임식을 짧았다. 허 감독은 취임사에 이어 김종인 대표로부터 유니폼을 전달받았다. 그리고 바로 종무식 겸 시무식이 이뤄졌다. 김 대표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롯데가 감독들의 무덤이라는 인식이 있다. 허문회 감독님을 보니 무덤이 아닌 꽃동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신임 감독을 향한 신뢰를 전했다. 이어 최하위에 그친 선수단을 독려했다. "지나간 일이지만 교훈이 되길 바란다"며 말이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두 가지를 전했다. 우선 선수단 가족 행사를 약속했다. 그는 "성적이 부진한 탓에 선수들의 가족들이 시즌 내내 마음이 좋지 않았을 것 같다. 선수단의 가족을 초청해 식사하는 자리를 마련할 테니 많이 참석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효율적인 비시즌 운영을 추구하려는 의지도 전했다. 12월에는 시상식, 개인 휴식 등 선수 개개인의 일정이 다르다. 1월 말에는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다. 김 대표는 불필요한 행사를 없애서 개인의 시간을 존중하고 효율을 추구하려고 한다. 내년에도 11월에 한 시즌을 돌아보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구단의 '공식' 행사가 이뤄진다.
성민규 대표도 단상에 올랐다. 2020년 캐치프레이즈를 발표했다. 'Drive to win'이다. 성 단장은 선수단을 향해 "운전을 하는 것을 떠올리실 수 있겠다. 비슷하다. 승리를 위해 나아가자는 것이다. 야구장에서는 오로지 경기에 이기는 것만 생각하자'는 의미다"고 전했다.
새 코칭 스태프도 인사를 했다. 래리 서튼 2군 감독은 "롯데의 발전에 한 부분을 차지하고 싶다"고 했다. 문규현, 나경민, 김주현 등 2019시즌까지 현역으로 뛰었던 선수들도 지도자로 첫 발을 내디딘다. 자신을 코치로 소개하는 문규현의 한 마디에 탄성이 나오기도 했다. 새 얼굴도 주목받았다. 허문회 신임과 한 배를 탄 노병오 투수 코치, 조웅천 투수 코치, 윤윤덕 컨디셔닝 코치 얘기다.
노 코치가 주목된다. 그는 메인 코치를 맡는다. 상대적으로 무명이다. 1군 통산 기록도 52경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히어로즈 구단에서 전력분석 업무를 하며 남다른 식견을 인정받았고, 지난 시즌에는 2군 코치로 선임됐다. 1군 지도자 경험은 없지만 허문회 감독이 자신의 야구 철학이 잘 맞는 지도자로 확신하고 롯데로 데려왔다.
2019시즌 최하위 롯데가 2020시즌을 열었다. 변화를 시도한 지점에 우려도 크지만 쇄신 의지도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