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검색포털 업체인 네이버가 금융 분야에 뛰어들었다. 카카오에 이어 ‘IT 공룡’ 네이버까지 금융사업을 전개하며 두꺼웠던 금융 분야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시중 은행들도 ‘금융’이라는 장벽을 허물고 ‘알뜰폰 요금제’라는 새로운 전선에 서며, 통신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금융 계열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이 지난 1일 출범했다. 기존 네이버에서 제공하던 결제·송금 서비스인 네이버페이를 분사한 것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 통장’을 내놓고 주식, 보험, 예·적금, 신용카드 분야까지 아우르는 종합 금융 플랫폼이 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카카오가 ‘카카오뱅크’로 은행업에 뛰어든 것과 같이 인터넷은행에 도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가진 막대한 데이터와 이용자층으로 각종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네이버 회원 수는 4000만명, 네이버페이 월 사용자는 1000만명이 넘는다.
카카오는 이미 본격적인 금융업을 전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전통 은행업에 뛰어들었고, 간편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가입자 4300만명을 기반으로 순항 중이다.
IT 기업들이 ‘금융’이라는 허들을 넘고 있다면, 시중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이 경계를 허물어 새로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가장 먼저 손을 내민 곳이 ‘통신’ 분야다.
지난달 31일 KEB하나은행은 SK텔레콤·SK텔링크와 내년 상반기에 알뜰폰 전용 요금제에 하나은행의 금융실적과 연동한 요금제를 출시하기로 했다. 또 알뜰폰 유심칩에는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개인 식별 기능을 미리 탑재, 복잡한 절차 없이도 바로 금융 업무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는 앞서 국민은행이 공개한 ‘리브 모바일(Liiv M)’과 유사하다. 국민은행도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올해 상반기 통신 시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은행들이 직접 나서서 ‘통신 시장’을 넘보는 이유는 ‘모바일 금융거래’가 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이 지난 3월 발표한 ‘2018년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을 보면 모바일 뱅킹 등록 고객 수는 1억607만명으로 1년 만에 16.7%가 늘었다. 모바일 뱅킹 이용실적(일평균)은 7462만건, 5조3435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27.2%, 31.9%씩 급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금융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젊은 세대들은 이미 카카오톡이나 네이버페이 등에 익숙해져 있다”며 “모바일 금융거래가 계속해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