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아이즈원(IZ*ONE)이 컴백을 코앞에 두고 비상이 걸렸다. 구속된 '프로듀스' 제작진이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드러나, 멤버 구성에 조작이 있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아이즈원 소속사 오프더레코드는 11일 예정됐던 정규 1집 '블룸아이즈'(BLOOM*IZ) 발매 쇼케이스를 7일 취소했다. tvN '놀라운 토요일'· MBC '마이리틀텔레비전V2'·JTBC '아이돌룸' 등 이미 녹화를 진행한 프로그램들도 방송이 불투명해졌다.
지난 6일 SBS 보도로 안준영PD가 '프로듀스X'뿐만 아니라 '프로듀스48'의 조작까지 경찰에 시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이즈원의 첫 정규 활동이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아이즈원은 일본 AKB48 시스템과 합작한 '프로듀스48'의 프로젝트 그룹으로 한국인 멤버 9명(장원영, 조유리, 최예나, 안유진, 권은비, 강혜원, 김채원, 김민주, 이채연)과 일본인 멤버 3명(미야와키 사쿠라, 야부키 나코, 혼다 히토미)으로 구성됐다. 2021년 4월까지 활동 계약을 맺었다.
엑스원으로 몰렸던 조작 의혹이 아이즈원으로 대두되면서, 일본 뉴스들도 "아이즈원 결성에 제작진의 입김이 들어갔다"는 내용으로 국내 보도를 인용했다. 팬 커뮤니티도 휘청이며 "멤버들은 잘못이 없다"라는 의견과 "조작된 그룹이라면 그로 인해 얻은 특혜 또한 불법"이라는 반응이 맞서고 있다. 포털사이트에는 '아이즈원 조작' '해체' 등이 연관검색어로 오르면서 그룹에 대한 여론재판까지 벌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활동 강행 기조를 보였던 CJ ENM 측도 움츠렸다. 아이즈원은 방송, 영화 등 그룹사 내에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해 대대적인 지원 속에 컴백을 준비 중이었다. 하지만 Mnet은 "11일 컴백 당일 오후 7시 전세계 방송될 예정이었던 아이즈원 컴백쇼에 대한 방송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CJ CGV 측은 아이즈원의 공연 실황 등을 담은 영화 '아이즈 온 미' 개봉을 예정대로 15일에 한다면서도 "아직까지 내부적으로 이야기가 오간 것이 없으나 변동이 있다면 공지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2019 MAMA' 측도 여자 그룹상, 올해의 가수, 올해의 노래 등의 후보군에서 아이즈원을 배제하지 않았다.
가요관계자들은 "당장에 법적인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아이즈원에 지나친 비난 반응이 몰린 것이 안타깝다"면서도 "대중 음악을 하는 가수로서 여론을 지켜봐야 할 시점"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프로듀스' 시리즈를 연출한 김용범CP와 안준영PD는 사기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로 지난 5일 구속됐다. 경찰은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보강수사를 하고 있다. 투표 조작과 관련한 일련의 과정을 CJ ENM 본사에서도 알고 개입했는지, 논란이후 증거인멸을 지시한 정황은 없는지 등을 파악 중이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