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프로듀스' 시리즈의 득표수 조작(사기 등) 혐의를 받는 김용범 CP와 안준영 PD가 검찰에 넘겨졌다. CJ ENM 부사장 등 고위임원들도 경찰의 압수수색 대상에 오르내리면서, 가요계 전반으로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
CJ ENM의 산하 음악채널에서 방영한 오디션인 '프로듀스' 시리즈와 '아이돌학교'에 대한 조작 혐의 등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4일 오전 8시 김 CP와 안 PD를 사기·배임수재·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했다. 지난 5일 구속돼 종로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던 제작진은 호송차에 올라타며, 취재진에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입건된 관련자들은 제작진과 소속사 관계자 등 10여 명에 달한다. 이용표 서울청장은 지난 12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CJ ENM 고위 관계자를 포함해 압수수색 등을 진행했다. 몇 명인지는 밝히긴 어렵다. 향수 수사 진행방향과 관련이 있어 공개하기 어려울 뿐, 입건자의 사회적 위치 등을 고려해 비공개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경찰조사에서 제작진은 시즌1부터 4까지 전 시리즈에 대한 조작 혐의를 일부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종 공개된 득표수와 원데이터 사이에 차이를 발견하고 수사를 하고 있다.
압수수색 대상 중엔 CJ ENM의 부사장이자 Mnet 부문장인 신형관 대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사장은 1997년 공채 1기(구 CJ미디어)로 입사해 다수의 프로그램 제작에 관여해왔다. 신 부사장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경찰 수사가 Mnet 오디션 전반으로 커질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Mnet은 아이돌뿐만 아니라 힙합, 댄스, EDM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오디션을 론칭해왔다. 하지만 경찰은 "'프로듀스' 시리즈와 '아이돌학교'에 대해서만 수사하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기 위해 입건된 상태로 혐의가 증명된 상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Mnet은 "물의를 일으킨 것에 죄송하다. 대책 마련을 위해 고민 중에 있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대책 마련까지 사안이 정리되려면 수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엑스원과 아이즈원의 활동에도 제동이 걸린 가운데, 최근 들어 가요계로 쏟아져 나온 '프듀' 출신 그룹들도 눈치를 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파이널 생방송에서 득표수 조작이 있었다고 한다면 데뷔 여부를 떠나 최종 진출자 20인 모두가 진실규명을 바라는 동등한 입장이 아니겠느냐"고 말했고, 또 다른 가요 관계자는 "신인 키우기가 어려워 오디션의 힘을 빌렸을 텐데, 이런 문제가 터져 아이돌 신인 시장이 점점 위축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지상파서 계획 논의 들어갔던 아이돌 오디션은 이번 논란을 고려해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관계자 전언이다. "대형 기획사와 손잡고 비밀리에 이야기 오가던 신인 아이돌 육성 프로젝트가 있었으나 '프로듀스' 논란으로 최종 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리했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또 "전반적으로 위축된 시장은 컨텐츠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에게 좋지 않다. 서둘러 올바른 방향으로 사건이 마무리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