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배우 임수향(29)이 MBN 역사를 새롭게 썼다. MBN·드라맥스 수목극 '우아한 가(家)'의 최종회 시청률이 8%를 돌파하며 개국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운 것. JTBC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이하 '강남미인')에서 웹툰과 싱크로율 높은 소심녀 미래를 연기한 데 이어 '우아한 가' 모석희 캐릭터로 사이다 재벌녀 매력을 장착했다.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하며 꽃길 행보를 기대케 했다. 임수향은 "이렇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을 줄 몰랐다"면서도 "너무 행복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취중토크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평소 너무 솔직한 편이라 어디까지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긴장한 모습을 보였으나 점차 편안한 분위기 속 이야기가 오갔다. 자연 친화적인 것을 좋아하고 명상을 즐기는 20대 청년 임수향. 행복하게 사는 게 목표라면서 집에 있을 때가 가장 좋다고 했다. 강아지 세 마리와 동거 중인 그녀는 외로울 틈이 없다면서 강아지, 친구들과 함께하는 일상의 행복 에너지를 뿜어냈다.
-취중토크 공식질문이에요. 주량이 어떻게 되나요. "딱 세놓고 마신 적이 없어요. 평소엔 술을 잘 안 마시니 회식 때 마시는 편인데 회식 자린 편한 자리가 아니잖아요. 정신 차리기 위해 노력하며 마시는 경향이 있어서 조절해요. 마지막까지 남아 있어요. 근데 소주는 못 마셔요. 소맥이나 맥주를 마셔요. 소주 특유의 향이 힘들어서요. 향에 민감한 편이에요. 깻잎이나 고수는 못 먹어요. 오이는 원래 못 먹었는데 요즘 먹기 시작했어요."
-술버릇이 있나요. "흥부자에요. 흥이 많아지고 신이 나서 춤추고 그래요."
-안 그래도 MBC '나 혼자 산다' 통해 노래방에서 노는 모습을 봤어요. "평소에는 주변 눈을 의식해서 못 했던 것들을 하면 신이 나요. 텐션이 저세상 텐션이에요. 그 친구들이 초등학교, 중학교 친구들인데 카메라가 없었으면 더 잘 놀았을 거예요. 놀란 사람들도 많더라고요. 특히 남성분들이 '술 없이도 저렇게 논단 말이야?' 이런 반응이더라고요.(웃음)"
-외모와 반전되는 일상이라 더 좋았어요. "핫플레이스 이런 거 잘 몰라요. 늘 가던 곳만 가요. 외모 보면 세상 핫한 것 즐기고 외향적이고 그럴 것 같은데 실제론 만나는 사람들 만나는 것 좋아하고 집에서 뭐 시켜 먹고 TV나 영화 보는 것 좋아해요. 친구들이 '네가 나와야 연애도 하고 뭐도 하고 그럴 것 아니냐'고 해요. 근데 외로울 틈도 없어요. 그런 친구들이 10명은 더 있거든요. 너무 감사하게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끼리 또 친구가 됐어요. 서로 친하니 더욱 편하게 모여 놀 수 있죠."
-명상원도 열심히 다니고 있나요. "드라마 촬영 때문에 명상하러 못 갔어요. 이제 드라마 끝났으니 가야죠. 평소 그런 걸 굉장히 좋아해요. 음원 차트에도 '메디테이션'이란 플레이 리스트가 따로 있어요. 새 소리, 파도 소리 같은 것들요. 자연에 대한 관심이 커요. 귀농할까 생각도 했었어요. 자연이 너무 좋아요. 자연 친화적인 게 마음의 안정을 줘요. 고향이 부산이라 바다를 보면서 자라서 그런지 어른이 되니 풀이나 산이 너무 좋아요. 맨날 어디만 가면 누워 있어요. 누워서 소리 듣는 걸 좋아해요."
-정적인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사람 많은 곳에 잘 안 가요. 20, 21살 때는 좋아했지만,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하고 산전수전 겪은 역할을 많이 해서 그런지 좀 더 차분해지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실제 모습은 편안하고 시골 좋아해요. 주변 친구들은 엄청 밝아요. 그런 친구들이 주변에 있어 좋아요."
-태국에서 화보 촬영은 잘 마치고 왔나요. "이번에 '나 혼자 산다'에 나왔던 친구랑 같이 갔어요. 물론 화보 촬영으로 간 거라서 일하는 것이었지만 일하는 시간 외엔 친구와 시간을 보냈어요. 스케줄이 끝난 후 태국에서 하루 더 있다가 왔는데 수영하고 그랬죠. 힐링하고 온 것 같아 너무 좋아요. 원래 휴양지를 좋아하는데 딱 내 스타일의 곳이었어요."
-실제 집도 휴양지를 좋아해서 휴양지처럼 꾸몄잖아요. "휴양지도 좋아하지만 집 자체를 좋아해요. 내가 제일 많이 있는 공간이고 좋아하는 공간이잖아요. 본래 집순이에요.(웃음) 집에서 좋은 에너지를 얻어요. 근데 이상하게 너무 정돈된 건 안 좋아해요. 인간미가 없고 차가운 느낌이라서요. 코지한 느낌을 좋아해요. 좀 더 휴양지스럽게 바뀌었는데 '내 집도 태국이네!' 이런 느낌을 받았어요."
-드라마가 잘 되어 기분이 좋죠. "이렇게 잘 될 줄은 몰랐어요. 예상치도 못한 큰 사랑을 받아서 감사할 따름이죠. 시청률 3% 나오면 대박이겠다 싶었어요. 4% 나오면 초대박이라고 생각했어요. MBN에서 드라마로 그 정도가 나온 적이 없었으니까요. 근데 입소문 효과를 톡톡히 본 것 같아요."
-끝난 게 실감 나나요. "끝났다는 건 실감이 잘 안 나는데 이번엔 에너지를 너무 많이 쏟아서 약간 방전되기 직전이었어요. 휴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잘 해내고 싶은 마음에 집중과 고민을 많이 했던 작품이라 그런지 쉬고 싶더라고요. 근데 또 잘 못 쉬는 성향이에요. 일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쉬고 싶은 마음도 얼마 못 갈걸요."
-'우아한 가'는 매회 반전이 있어 좋았어요. "마지막에 늘 사이다가 있었죠. 그리고 이 작품은 캐릭터부터가 매력 있었어요. 재벌녀인데 뭔가 부족해 보이는 모습 때문인지 시청자분들이 호감으로 봐주셨어요.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전작 '강남미인'과 이미지가 달라서 1회부터 매력이 있었어요. "칭찬을 들으니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계속 올라가네요.(웃음) '우아한 가'는 '강남미인'이랑 결이 달랐어요. 여태까지 없었던 여자주인공 캐릭터였어요. 그래서 더 새로웠죠. 드라마 자체가 어디서 본 것 같으면서도 없었던 느낌이었어요. 익숙한데 익숙하지 않은 그런 묘한 매력의 작품이었죠."
-어떤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나요. "시각적으로 강렬하게 남은 건 '아듀 물고기!' 신이었어요. 재밌었던 건 문희경 선배님한테 '내가 할아버지 딸이라네? 올케'라고 불렀던 장면이에요. 출생의 비밀이었기에 2~3회 정도 끌고 갈 수 있었는데 우리 드라마는 네 신 만에 공개했어요. 근데 그게 연기하는 입장에선 감정선이 바로 점프가 되기 때문에 점프가 된 만큼 채워 넣어야 했어요. 그래서 역대급으로 어려웠죠. 사람마다 대하는 입장과 감정이 다르니 그 부분에 있어 감정 소모도 심했고요."
-그래도 이 작품을 안 했다면 엄청 후회했겠죠. "이 작품을 두고 고민을 오래 했어요. '강남미인' 다음 행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그냥 마음 가는 대로 했어요. 다들 처음엔 말렸어요. '왜?' 약간 이런 반응이어요. 근데 이 작품이 제일 좋았어요. 타이밍도 좋았던 것 같아요."
-체력이 회복됐나요. "드라마 할 땐 체중 관리 한다고 안 먹었어요. 그랬더니 작품 끝나고 3kg 쪘어요. 원래 밥심으로 일하는 스타일인데 안 먹어야 붓기가 덜하고 예쁘게 나오니 어쩔 수 없었어요. 더구나 모석희는 핏 되는 옷이 많았고 패션으로 보여줘야 하는 부분도 많아서 식사를 할 수 없었어요. 여기에 역할까지 어려우니 끝난 후 많이 지쳤어요."
-그런 상황에 큰 힘이 된 건 뭔가요. "반응이 좋으니 힘이 나죠. 좋은 댓글이 올라오고 응원해주니까요. 배우들은 그런 거로 힘을 내요. 열심히 했는데 인정받고 좋은 평가가 나오니 얼마나 힘이 나겠어요. 그런데 이번엔 그 반응을 오롯이 즐기지 못했어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경 쓸 게 많고 역할 자체도 벅차고 어려웠거든요. 정신적인 여유가 없었어요. 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끝나고 나니 성취감은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인생작이 바뀌었나요. "앞으로 인생작이 계속 나올 거예요.(웃음) 터닝포인트가 된 게 '강남미인'이라고 생각해요. 인생작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주관적으로 보면 아쉬운 것들만 보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