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A매치, 브라질과 평가전을 앞둔 벤투호를 바라보는 시선이 물음표로 가득하다. 파울루 벤투(50)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브라질과 평가전을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의 '삼바군단' 브라질을 맞아 치르는 경기인 만큼, 벤투호의 현재 전력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FIFA 랭킹 1위 독일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던 한국의 저력이 브라질에도 통할 것인지, 손흥민(27·토트넘) 황의조(27·보르도)를 비롯한 해외파 선수들의 기량이 '삼바군단'을 상대로도 위력을 발휘할 지 지켜볼 만한 부분이 많은 경기다.
특히 브라질전에 앞서 치른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4차전 레바논과 경기에서 답답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끝에 0-0 무승부에 그친 만큼, 브라질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는 시선이 뜨겁다.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은데다, 3차전 북한과 평양 원정에 이어 2경기 연속 원정 무관중 경기라는 악조건이 있었다곤 해도 두 경기 모두 득점 없이 비기면서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간신히 선두를 유지하곤 있지만 19일 5차전을 치르는 투르크메니스탄-스리랑카, 레바논-북한전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조 3위까지 밀린 채 내년을 맞아야할 수도 있다.
지난 14일 열린 레바논전 한국 축구대표팀의 선발 라인업. 대한축구협회 제공 내용도, 결과도 가져오지 못한 레바논전 이후 벤투호를 향해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3년이 남은 상황이지만, 선수 구성에 큰 변화가 없고 전술적으로도 아쉬운 부분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선수를 오래 지켜보고 팀 전술에 맞는지 판단해 투입하겠다는 벤투 감독의 의지는 굳건하지만, 라인업에 변화가 없는 만큼 대표팀 내 경쟁 구도도 희미해진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따라붙는다. 당장 이번 11월 A매치에 나설 소집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벤투 감독은 "기본적인 토대는 마련되어 있지만 대표팀 문이 닫혀있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얘기했다. 그러나 23명의 소집 명단은 물론, 베스트11 라인업에서도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벤투 감독의 말도 힘을 잃기 마련이다.
월드컵 본선까지 3년의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벤투호에겐 더 많은 실험이 필요하다. 물론 '원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시간이 걸리는 것은 당연하고, 자신이 그리는 밑그림을 위해 기초 공사를 단단히 하고자 하는 벤투 감독의 철학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남은 시간이 충분한 만큼, 지금까지 보여준 경기력에 미흡한 부분이 있고 개선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어느 정도 변화를 시도하는 것도 필요한 조치다. 브라질전에서 달라질 벤투호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2차예선 조 1위도 불안한 상황을 맞닥뜨린 지금, 벤투호에 필요한 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실험과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