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MBC·KBS는 시상식 일정을 확정지으며 연말 배우들을 위한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케이블과 종편이 대세라지만 지상파의 반격도 만만치 않은 한 해였다. SBS는 '열혈사제'로 시작해 '배가본드'로 문을 닫는다. 시청률과 화제성을 다 잡은 작품 들이 많았다. KBS도 '왜 그래 풍상씨' '동백꽃 필 무렵' 등 웰메이드 수작으로 체면을 살렸다. 반면 MBC는 흉작이다. 편성 시간대 변경과 미니시리즈 라인을 줄이는 등 전면 보수에 들어갔지만 성적이 뒤따르지 않았다.
◇ SBS, 김남길의 맡겨둔 트로피 찾아가기
'열혈사제'는 지난 2월 첫방송돼 20회(60분 기준) 내내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다 잡은 작품이다. 다혈질 가톨릭 사제인 김남길(김해일)과 구담경찰서 형사 김성균(구대영)이 한 살인사건으로 만나 공조 수사에 들어가는 이야기. 최고시청률 22%까지 오르며 무너진 지상파 시청률의 자존심을 회복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SBS의 금토극 첫 주자로 부담을 안고 시작했지만 결과는 대만족. 드라마의 중심에는 김남길이 있었다. 코믹·액션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일당백이었다. 사실상 김남길이라고 적힌 대상 트로피를 찾아가는 셈이다.
이 밖에도 '의사요한' 지성과 '배가본드' 이승기 등이 거론된다. 출연만 하면 기본 이상의 몫은 해내는 지성은 '뉴하트' 이후 의학극으로 컴백했고 통증의학과 차요한을 연기했다. 시청률이 모자른 점이 아쉬웠지만 지성의 연기는 압권이었다. 이승기는 250억원 대작 '배가본드'에서 구르고 뛰고 치고 박고 싸우는 액션 배우로 거듭났다. 금토극의 두 자릿수 시청률을 회복해냈다. 종영을 2회 앞두고 한참 분위기 좋을 시기에 야구로 결방되는 편성 이슈가 목구멍에 꽉 막힌 고구마였다.
◇ KBS, 올해까지 5년 연속 공동 대상일까
공동대상을 선호한다. 2015년 고두심·김수현 2016년 송중기·송혜교 2017년 김영철·천호진 2018년 김명민·유동근까지. 올해도 공동대상일지도 관심사다. '왜그래 풍상씨'에서 동생 바보로 살아온 중년 남자이자 타이톨을 연기한 유준상은 유력한 대상 후보다. 지상파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인 22.7%를 기록, 내용적으로는 의견이 갈렸지만 눈물 나는 유준상의 연기가 없었더라면 이 마저도 설득력을 잃었을 정도로 그의 힘은 강력했다.
하반기 신드롬급 인기의 주인공은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도 빼놓을 수 없다. '까불이'가 누구인지에 대한 전국민의 궁금증을 유발한 건 공효진. 3년만에 드라마 출연으로 다시 한 번 '브라운관 흥행 보증수표'를 각인시켰다. 지금껏 KBS의 공동 대상 추세라면 이들이 나란히 무대에 오르는 모습도 그려진다. 여기에 공효진과 함께 호흡을 맞춘 강하늘의 영향력도 대단했다. 전역 후 첫 복귀작으로 고른 '동백꽃 필 무렵' 속 순경 황용식을 연기, 이전에 없던 모습으로 호평을 받았다.
◇ MBC, 누굴 준다는 것부터 심각한 고민
흔히 말하는 '대박' 작품이 없다. 그러니 연기대상 트로피를 누구 품에 안겨주냐도 고민이다. MBC는 정지훈·임지연 주연의 '웰컴2라이프' 이후 월화극을 폐지, 내년 3월 다시 부활시킨다. 또한 내년에는 주말극을 폐지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또한 '봄밤'부터 시간대를 오후 9시로 당겼다.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지만 눈에 띄는 작품 하나 남기지를 못 했다. 미니시리즈 중 눈에 띄는 시청률은 '검법남녀2'다. 첫 시즌이 대성공을 거두진 못 했지만 탄탄한 대본과 배우들의 연기로 시즌2가 제작, 형 만한 아우가 있다는 걸 보여줬다. 최고시청률 9.9%까지 기록하며 시즌제 드라마의 보기드문 성공으로 남는다. 또한 정재영이 두 시즌을 이끈 공이 인정된다면 유력한 대상 중 하나.
이 밖에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이나 '봄밤' 한지민· 정해인이 있다. 안판석 감독의 전작인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 비하면 못 미치는 성적을 냈지만 MBC 내에서만 봤을 때 괜찮은 성적. 오후 9시 편성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10%대로 선방했다. MBC 연기대상은 과거 100% 시청자 투표로 진행한 사례가 있어 올해 어떤 방식으로 대상 선정을 하는 지도 관심사다. 이처럼 명단을 나열해도 번뜩 떠오르는 이름이 없다. MBC 드라마는 '드라마 왕국'이 무색할 정도로 흉작인 한 해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