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두번은 없다' '두 번은 없다'가 빵 터지는 웃음과 속이 뻥 뚫리는 사이다 매력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가운데, 극 중 윤여정의 따뜻한 위로 메시지가 화제다.
MBC 주말극 '두 번은 없다'는 서울 한복판의 오래된 낙원여인숙에 모여든 투숙객들이 '인생에 두 번은 없다'를 외치며 실패와 상처를 딛고 재기를 꿈꾸는 유쾌, 상쾌, 통쾌한 사이다 도전기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 방송에는 낙원여인숙과 구성호텔의 얽히고설킨 연결고리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몰입도를 자랑했다. 여기에 유쾌, 통쾌한 매력까지 더해져 가구 시청률과 함께 2049 시청률까지 자체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두 번은 없다'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윤여정을 중심으로 박세완, 곽동연, 오지호, 예지원 등 신구 배우들의 환상적인 연기 앙상블과 캐릭터와의 완벽한 싱크로율, 그리고 빈틈없는 연기력이다. 웃음과 눈물, 공감을 자아내는 다채로운 인간 군상의 스토리와 속이 뻥 뚫리는 사이다 매력에서 느껴지는 대리만족감 등이 손꼽힌다.
이 가운데 회를 거듭할수록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또 하나의 시청 포인트가 있다. 낙원여인숙 CEO 윤여정(복막례)의 업무일지다. 낙원여인숙 관리와 투숙객들을 돌보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낸다. 하루의 마무리를 정리하면서 진심을 담아 손글씨로 써 내려가는 것이 업무일지. 오늘 하루 낙원여인숙 투숙객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 과정에서 느낌 점들을 적어 놓는 일종의 일기 형식인 것. 윤여정의 업무일지가 회자되고 있는 이유는 명확하다. 투숙객들이 겪은 일상 속에는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이를 바라보는 윤여정의 시선에서 막연한 희망이 아닌 따뜻한 위로가 느껴지기 때문.
'두 번은 없다' 11회에서 예지원(방은지)은 인생 역전을 노리고 골드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출전했다. 이를 곁에서 지켜본 윤여정은 그날의 업무일지에 "사는 게 막막해서 애절하게 선택한 길인 걸 알지만 '과연 그런 행운이 우리 같은 인생에도 쉽게 찾아올까'라고 생각하는 투숙객들"이라고 적었다. 어느 것 하나 녹록지 않은 삶에 지치고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있는 윤여정의 예민함과 날카로움이 드러나는 대목. 이어 "어쩌면 낙원여인숙은 두 곳을 이어주는 무지개다리일지도 모르겠다. 어제 그랬듯이 오늘도, 내일도. 이 다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잘 지켜내는 게 나의 임무다"라는 부분은 무슨 일이 있어도 변함없이 내 편이 되어줄 것만 같은 생각이 들게 해 든든한 힘이 되는 것은 물론, 현실에 지친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선사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바다가 늘 똑같아 보여도 파도는 매번 다르게 치듯, 그날이 같아 보여도 매일이 다른 하루하루다. 모두 웃고 있는 거 같아도 웃음 뒤에 드리운 그늘이, 늙은 내 눈엔 보인다. 세상사 풍랑에 지치고 상처받은 이 사람들에게 낙원여인숙은 닻을 내리고, 쉬고, 위로 받고, 기운을 찾아 멀리 떠날 수 있게 하는 항구가 돼야지"라고 쓴 다른 날의 업무일지는 단 2개의 문장만으로도 깊은 울림과 위로를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낙원여인숙 업무일지가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업무일지를 쓴 주인공이 윤여정이기 때문이다. 극 중에서 윤여정은 투숙객들에게 엄마 같은 존재로 통하지만 살갑거나 헌신적인 스타일은 아니다. 특유의 관록으로 투숙객들에게 발생한 문제를 예리하게 캐치해내는 윤여정은 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잘못을 했을 땐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호되게 혼을 내기도 하고, 때로는 채찍질도 하면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투숙객들을 챙긴다. 이는 희생과 책임감이 따르는 혈연관계가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서 공감하기 때문에 더욱 와닿는다. 윤여정이 지닌 묵직한 존재감은 극 중 복막례 캐릭터를 더욱 실감 나고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특히 낙원여인숙 업무일지는 윤여정의 내레이션이 더해져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