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던졌던 농담이 현실화될 위기에 처했다. 앞서 나 PD는 지난 9월 20일 '신서유기 외전: 삼시세끼-아이슬란드 간 세끼' 첫 방송을 기념해 진행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의 구독자 수가 100만을 넘을 경우 개그맨 이수근과 가수 은지원을 달나라에 보내주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전문 예능인만큼이나 예능감을 갖춘 예능 PD이기에 웃자고 한 농담이었으나 19일 진짜 100만을 넘었다. 제작진은 100만이란 숫자를 확인하자 웃을 수 없었다.
고심은 커졌고 나 PD는 긴급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사랑한다면 취소하세요'란 구독 취소 캠페인이었다. 해당 영상에서 "이렇게 일이 커질 줄 몰랐다"고 운을 뗀 그는 100만 돌파를 축하하기 위한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껐다. 무표정에 무미건조한 말투로 간곡하게 부탁했다. "달나라라고 해놓고 CG로 할까, 산에 올라가서 달을 보면서 방송할까, 달나라 카페에 갈까, 달나라라는 이름을 가진 어디를 갈까 다 생각해봤다. 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유일한 방법이 구독 취소"라면서 말만 들어도 웃긴 '사랑한다면 취소하세요' 캠페인을 열었다. 위기를 맞았지만 예능적으로 승화, 코믹한 웃음을 전해줬다.
나 PD는 일시적으로 구독자 수가 99만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100만이 되자 이번엔 이수근, 은지원과 함께 '제발 좀 도와주세요'란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두 사람의 얼굴을 봐서라도 노여움을 풀고 구독을 취소해달라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은지원은 "형량이 크다. 우리 동의 없이 공약을 내걸었다. (나 PD는) 감옥 한 번 갔다 와야 한다"고 팩트 폭격을 날려 진땀을 흘리게 했다. 이수근은 "구독 취소를 위한 방안을 내놔라"라면서 제작진을 도발했다.
구독 취소 공약을 대신 내걸었고 전문가 의견까지 곁들여 달나라 프로젝트가 실현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나 PD는 달나라행을 피했다. 약속했던 22일 오후 11시께 구독자 수가 99만 1854명으로 100만 돌파에 실패한 것. 그는 "최대한 빨리 구독 취소 공약을 실천하겠다"면서 은지원을 위한 '나 혼자 사는 미운 지원이 세끼', MBC '나 혼자 산다' 윌슨 대신 나 PD가 신묘한 분장을 하고 앉아있겠다, 이수근을 위한 '나 홀로 Lee 식당'에서 나 PD를 직원으로 채용해 모든 회차에 출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나 PD는 '채널 십오야'의 100만 돌파 취소와 관련, 예능적으로 풀어냈다. 시청자들에 웃음을 전해주는 동시에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뻗어나가는 기반을 마련했다. 자연스럽게 홍보의 장을 만듬과 동시에 관심을 끌 수 있는 아이콘의 기반으로서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위기를 극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