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에 합류한 베테랑 정근우. LG 제공 뜻하지 않게 날아든 소식. 원소속팀의 선택을 받진 못했지만, 자신을 필요로 하는 또 다른 누군가의 선택을 받았기에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더군다나 현역 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새로운 팀에서 절박한 심정으로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지난달 20일 실시된 2차 드래프트와 각 구단의 선수단 재정비로 인해 베테랑이 팀을 옮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장 대표적으로 기대를 모으는 선수가 정근우(37)다. 한화에서 6시즌을 뛴 정근우는 2차 드래프트에서 LG에 지명됐다. 그에게는 새로운 기회다. 한화에선 신예 정은원의 성장으로 어쩔 수 없이 포지션을 전향했던 정근우는 국가대표 출신 2루수의 명성을 되찾을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류중일 LG 감독은 정주현이 주전으로 활약한 2루를 취약 포지션으로 여겨, 직접 구단에 정근우의 지명을 요청했다. '정근우가 아직은 건재한다'고 판단한 류 감독은 정주현과 정근우의 경쟁 체제를 예고했다. 정근우는 "마음 한구석에 2루에서 아쉽게 물러났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다시 2루수에 도전할 수 있어서 눈물이 났다"고 도전 소감을 전했다.
특히 30대 후반에 접어들었으나 그의 타격감은 여전하다. 통산 타율 0.303의 정근우는 이번 시즌에도 타율 0.278로 쏠쏠한 타격감을 자랑했다. 공격과 수비, 주루 모두 LG의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근우와 마찬가지로 1982년생 채태인은 SK에서 새롭게 시작한다. 2016년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현 키움), 이후에는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이적한 그는 올해 59경기에서 타율 0.251 5홈런 29타점에 그쳤다. SK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지명한 채태인에게 왼손 대타 요원을 맡길 예정이다. 채태인과 함께 2차 드래프트에서 SK에 뽑힌 김세현(32)도 명예 회복에 나선다. 2016년 세이브왕(36개) 출신으로 2017년 KIA의 통합 우승에 기여한 그는 지난 2년간 6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했다.
키움에서 이적한 이보근(33)은 지난 30일 KT의 팬 페스티벌에 참여, 댄스 신고식을 통해 새로운 홈 팬들에게 인사를 마쳤다. 2016~2018년 67홀드를 올렸으나 올해 평균자책점 9.72로 부진했던 그는 KT의 젊은 불펜에 힘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보근은 "내년에는 KT 팬 여러분들이 두꺼운 점퍼를 입고 야구장에 오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LG 장원삼(36)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새롭게 시작한다. 2017년 종료 후 삼성에 자진 방출을 요청해 LG로 옮긴 그는 1년 만에 다시 무적 신세가 됐으나, 롯데가 내민 손을 붙잡았다. 10월에 입단 테스트를 받을 당시 한동안 공을 던지지 않아 구속이 130km 중반에 그쳤지만 벌써 구슬땀을 쏟으며 옛 명성을 찾고자 노력하는 중이다. 올해 LG에 몸담을 당시 2군에서 최대 2이닝 소화가 전부였지만, 갑작스럽게 1군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면서 제대로 기량을 펼칠 수 없었다. 2006년 프로 데뷔 후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통산 121승 투수인 그는 "밑바닥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해보겠다"고 절박한 각오를 드러냈다.
베테랑은 아니지만, 내년이면 프로 13년 차를 맞는 홍상삼(29)은 두산에서 방출된 뒤 1일 KIA와 계약이 최종 확정됐다. 제구력 불안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오랫동안 유망주 딱지를 떼지 못한 홍상삼은 통산 228경기에서 25승37패 평균자책점 4.84를 기록했다. 4월 17일 SK전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3실점으로 호투한 뒤엔 한동안 공황 장애를 겪은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KIA 구단은 "홍상삼이 조만간 합류해 몸 상태를 점검받을 예정이며, 향수 스케줄을 결정할 방침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