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다일 김나영/브랜뉴뮤직음원 사재기 의혹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이번엔 아이유를 밀어낸 김나영과 양다일이 의혹에 휩싸였다. 무너진 차트 신뢰에 대중은 1위 곡을 믿지 못하게 됐고, 가수들은 너도나도 1위에 오른 상황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이상한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김나영과 양다일은 지난 1일 '헤어진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을 발매하고 2일 멜론 등 주요 음원사이트에서 실시간차트 1위에 올랐다. 주말에 발매했음에도 멜론차트 16위로 진입하고 공개 6시간만인 2일 자정 정상에 등극한 것. 롱런 중인 아이유와 영화 흥행과 함께 인기를 끌고 있는 '겨울왕국2' OST를 밀어내고 이변을 일으켰다. 예상치 못한 1위에 소속사도, 대중도 놀랐다. 일각에선 음원 사재기 의혹까지 불거지며 루머가 확산됐다.
양다일 소속사 브랜뉴뮤직 대표인 라이머는 즉각 법적 대응 입장을 밝혔다. "브랜뉴뮤직은 절대 떳떳하지 못한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 천천히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온 다일이와 그 시간 동안 함께 고생해준 전 브랜뉴뮤직 스태프의 노고를 훼손하는 언행은 더이상 용납하지 않고, 선처 없는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SNS에 적었다. 그런데도 대중은 "어떻게 아이유를 밀어내고, '겨울왕국' OST를 제쳤는지 설명해달라"며 차트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김나영, 양다일뿐만 아니라 앞서 사재기 의혹을 받은 가수들은 모두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다"며 단체로 억울함을 호소하고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실시간 차트에서 1위를 하면 축하를 받는 것이 당연한데, 대중으로부터 차트의 '악의 축'으로 분류되는 모순적 상황에 실시간차트 계속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가요관계자는 "차트 불신으로 인해 가수들이 질타에 시달리는 상황이 안타깝다. 근거 없는 의혹 제기만으로 심각한 마녀사냥이 이뤄지고 있어 가수들이 피해를 호소한다"며 "지난해부터 계속된 음원 사재기 의혹이 하루빨리 해소됐으면 한다. 어떤 방식으로 이들이 1위를 차지하고 차트에 이용자를 유입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차트 1위 곡이라고 하면 누구나 아는 노래여야 하는데 잘 모르는 노래들이 오르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일부 이용자들이 집중적으로 차트를 조작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프리징 등 부가적 제도들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으니 실시간 차트를 아예 없애는 방법도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요계에 드리운 조작 의혹에 정부도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9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온라인 음원차트와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 공정성 세미나'를 개최한다. 홍세희 지니뮤직 본부장이 '온라인 음원차트의 공정성 및 대중음악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발제할 예정이다. 가요계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하는 시간도 갖는다. 문체부와 콘진원은 지난 8월 음원사재기 근절을 위해 콘진원 콘텐츠공정상생센터에 음원사재기 신고창구를 마련하고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매니지먼트연합 등과 음악산업 종사자들의 자정활동을 위한 자율 윤리 강령 제정, 건전 음원유통 거래 캠페인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닐로, 숀 등 사재기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사단법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은 "지난 닐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우리는 관련 기관을 통해 발빠르게 이 내용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으며,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조사를 통해 논란에 대한 종지부를 찍을 수 있도록 제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누구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면서 "그 결과가 매번 이렇게 음원 차트에 누가 반짝 1위만 하면 우선 사재기 의혹부터 하는 상황이다. 이는 노래를 하는 가수에게도 상처가 되고, 음원 차트를 통해 음악을 구매하는 구매자들에게도 불신만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대중음악산업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 관계자들은 "음원 사재기 의혹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몇 번 진행했다. 차트 운영사들이 불법적인 접근이 없었다고 결론 낸 만큼, 원론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대중음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일"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