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를 약물 검사에 포함하고 마리화나(대마초)는 남용 약물 목록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약물 검사 협약에 합의했다.
AP 통신을 비롯한 미국 언론은 13일(한국시간) 이같이 보도하면서 "새 약물 검사 협약은 2020년 스프링캠프부터 발효된다"고 전했다.
사무국은 앞으로 합성 진통·마약 성분제인 오피오이드, 펜타닐, 코카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 성분을 검출하기 위한 약물 검사를 진행한다. 양성반응을 보인 선수는 새로 구성되는 치료위원회에 보고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빅리그 선수가 치료위원회의 치료 절차를 회피하거나 마리화나, 대마초, THC 소지 혐의로 적발되면 위반 건수당 최대 벌금 3만5000달러를 내게 된다.
지난 7월 LA 에인절스 투수 타일러 스캑스가 원정 숙소에서 갑작스럽게 사망한 이후 빅리거들의 오피오이드 계열 약물 남용 문제가 큰 이슈로 떠올랐다. 부검 보고서에 따르면 스캑스의 몸에서 알코올 성분과 강력한 진통제 성분인 펜타닐, 옥시코돈이 발견됐고, 스캑스는 잠을 자다가 '위 내용물의 치명적인 흡입'으로 사망까지 이르렀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토사물에 질식해 숨졌다는 게 공식 사인이다.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피오이드 계열 약물을 남용한다는 지적이 일자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이 부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약물 검사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다만 미국 내 여러 주가 기호용 마리화나 사용을 합법화한 점을 고려해 마리화나를 남용 약물 목록에서 빼되 대마초 중독 선수들에겐 현재 알코올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같은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