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김광현에게 가장 관심이 높은 구단 중 하나는 샌디에이고다.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지역 언론인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샌디에이고가 김광현 영입을 추진한다'며 'A.J 프렐러 단장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이 김광현을 꽤 오랫동안 지켜봤다'고 전했다. 14일에는 스포츠 전문매체 디어슬래틱이 '샌디에이고가 김광현 측과 만났다'고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김광현에 대한 샌디에이고의 관심은 이번이 두 번째다. 샌디에이고는 2014년 김광현이 첫 번째 미국 진출(포스팅)을 시도할 때 입단 유력 구단이었다. 당시 포스팅은 최고액을 써낸 구단이 단독 교섭권을 가져갔다. 샌디에이고는 200만 달러(23억4000만원)를 제시해 김광현과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그러나 100만 달러(11억7000만원) 수준의 연봉을 제시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김광현은 SK에 잔류해 KBO 리그에서 커리어를 보냈고 올해 겨울 다시 한번 메이저리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은 '샌디에이고의 김광현 영입 가능성'에 대해 "없지 않다. 샌디에이고는 올해 어느 정도 희망을 봤다고 생각할 수 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지르는 상황인데, 첫 번째 세게 당했기 때문에 투자를 막대하게 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2월 FA(프리에이전트) 최대어 매니 마차도(27)를 10년, 총액 3억 달러(3516억원)에 영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후 깨지긴 했지만, 계약 당시에는 미국 프로스포츠 사상 자유계약선수(FA) 최고액이었다. 그러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면서 투자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마차도 영입 이전인 2018년 2월에는 내야수 에릭 호스머(30)와 8년, 총액 1억4400만 달러(1688억원)에 계약했다. 마차도와 호스머가 2020시즌 받게 될 연봉의 합이 무려 5300만 달러(621억원)에 이른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게릿 콜(29·뉴욕 양키스)과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1·워싱턴) 등 FA 시장에 나와 있는 거물급 영입이 구단 상황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저비용 고효율'을 기대할 수 있는 김광현이 구단 사정에 더 적합할 수 있다.
샌디에이고는 일단 지난달 28일 밀워키와 트레이드를 통해 오른손 선발 잭 데이비스(26)를 영입했다. 왼손 선발 자원인 에릭 라우어를 내줬지만, 선발 보강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데이비스는 밀워키 에이스 출신으로 2017년 17승을 따낸 경력이 있고 통산 43승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올 시즌 팀 내 유일한 10승 투수 조이 루케시(26)와 9승을 따낸 크리스 패댁(23)을 제외하면 마땅한 선발 후보가 없다. 칼 콴트릴(24) 디넬슨 라멧(27) 맷 스트람(28) 닉 마거비셔스(23) 등이 경쟁하는 하위 선발 로테이션은 변수가 많다. 팀 내 투수 최고 유망주 중 하나인 맥켄지 고어(20)의 빅리그 데뷔도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팀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선발 경험이 풍부한 김광현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송재우 위원은 "(김광현이) 선발과 불펜을 병행할 수 있다는 걸 팀들이 높게 평가할 수 있다. 선발이 아니면 불펜으로 전환할 수 있고 불펜에서 롱맨도 가능하다. 김광현에게 관심이 있는 팀이라면 이 부분을 다 고려할 거다"고 전망했다. 이어 "(연봉으로) 1000만 달러 안팎의 큰돈을 주는 건 아니기 때문에 가성비와 활용도를 생각하면 (샌디에이고 입장에선) 김광현을 매력적으로 볼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