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 개성의 가수들이 34회 골든디스크어워즈 디지털 음원 후보에 올랐다. 개성에 더한 실력으로 부른 노래들은 대중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내년 1월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골든디스크어워즈 음원 시상식에서는 1년 간 대중과 평단의 인정을 받은 노래들에 본상 수여를 진행한다. 후보에 오른 이소라·잔나비·장범준·장혜진, 윤민수·제니·청하(가나다 순)는 각자만의 개성으로 가요계에서 두각을 낸 가수들이다. 몽환적 음색의 소유자인 이소라, 구수한 창법에 친근한 노랫말을 부르는 장범준은 성대모사 단골 손님이기도 하다. 잔나비는 가요계 긴 노래 제목 열풍을 불러왔고 장혜진과 윤민수는 '그 남자 그 여자' 이후 13년 만에 더욱 애절한 듀엣으로 재회했다. 제니와 청하는 춤과 노래 다 되는 만능 솔로의 면모로 사랑받았다. 개성 강한 이들 가운데 본상 트로피는 누구에게 돌아갈지 후보자부터 살펴봤다.
이소라
후보곡: 신청곡
방탄소년단 슈가가 랩 피처링 및 랩 파트 작사에 참여했고 에픽하이 타블로가 작곡 및 작사를 맡았다. 글로벌 스타들의 지원사격에 아이튠즈 톱 200 싱글차트 50개 지역 1위를 차지하며 국내외 차트를 휩쓸었다. 이는 한국 여자 가수 솔로와 그룹을 통틀어 역대 최고 기록이다. 특히 제목처럼 라디오에서도 신청이 쇄도했다. 누군가의 위로가 절실한 밤 라디오 속 DJ가 읽어주는 사연을 들으며 나와 비슷한 이야기에 위로를 얻는 내용의 노래다. 타블로는 "이소라 선배님을 위해 곡을 쓸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많은 분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타블로와 이소라의 만남은 2011년 발매된 타블로의 1집 수록곡 '집' 이후 8년 만이다.
잔나비
후보곡: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MBC '나 혼자 산다'에 보컬 최정훈이 출연하고 노래의 인기도 치솟았다. 멜론 4월 월간차트 3위, 5월 차트 1위에 오르면서 가온차트에선 5월 월간 디지털 차트 1위, 월간 스트리밍 차트 1위에 등극했다. 가요계에선 긴 노래 제목으로 화제가 됐다. '사랑하긴 했었나요 스쳐가는 인연이었나요 짧지 않은 우리 함께 했던 시간들이 자꾸 내 마음을 가둬두네'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등이 대표적이다. 잔나비는 "제목에서부터 어떤 얘기를 하려는지 알려주고 싶다"는 이유를 밝혔다. 노래 히트로 대세 밴드로 자리매김하나 싶었는데 멤버 유영현이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논란에 휩싸여 탈퇴하는 등 구설에 올랐다.
장범준
후보곡: 노래방에서
방송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도 내는 노래마다 대박 성과를 내는 대표 싱어송라이터다. '벚꽃엔딩'은 봄을 상징하는 노래가 됐고 '꽃송이가' '봄바람' 등 다수의 봄노래로 사랑받아 '장봄준'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올해엔 '장범준 3집'을 발매하고 노래방 애창곡을 정조준했다. 원래 타이틀곡은 '당신과는 천천히'였는데 SNS로 팬들과 소통하던 중 이 노래에 대한 반응이 너무 뜨거워, 장범준이 뒤늦게 유통사에 전화해 더블 타이틀곡으로 표기해달라고 바꾼 노래다. 장범준은 "상호소통적인 앨범이다. 고등학교 때의 경험담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장혜진, 윤민수
후보곡: 술이 문제야
'그 남자 그 여자' 이후 13년 만에 장혜진과 윤민수가 듀엣 호흡을 이뤘다. 작사, 작곡, 편곡에 바이브의 류재현이 함께 했다. 바이브의 '술이야' '그 남자 그 여자'와 전개가 이어지는 노래로 술과 사랑을 테마로 한다. 7월 멜론 월간차트와 가온 월간 디지털 차트 1위에 올랐고 바이브와 장혜진은 신곡 발매를 기점으로 합동 전국 투어도 갖는 등 인기를 모았다. 윤민수는 KBS2 '스케치북'에 출연해 "장혜진 선배님의 목소리가 자극적인 가사들을 굉장히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바이브가 부르면 소주인데, 장혜진 선배님이 부르면 와인같다"며 함께 한 소감을 밝혔다.
제니
후보곡: SOLO
제니가 블랙핑크 솔로 프로젝트 시작을 알렸다. 블랙핑크로서 보여준 음악과는 또 다른 분위기로, 제니는 뮤직비디오와 의상 등 비주얼 요소에도 적극 참여했다. 노래에 대해서는 "많은 여성들이 사랑받고 싶어서 맞춰가는 연애를 한다. 그러나 노력에도 불구하고 돌아오는 것은 상처인 경우가 많다. 노력해서 내가 아닌 모습을 꾸미기보다는 자유롭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한 곡"이라고 말했다. 제니는 나약한 소녀와 독립적인 강한 여성 사이를 오가는 퍼포먼스로 매력을 발산했다. 발매 1년이 지났음에도 전 세계 팬들의 공감을 사며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에서는 뮤직비디오 조회수 4억뷰를 돌파했다.
청하
후보곡: 벌써 12시
압도적인 댄스 실력에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보컬까지 갖춘 독보적 여자 솔로 가수다. '벌써 12시'로 시계춤을 히트 시켰고 유튜브 등에서 커버 열풍을 불렀다. 장범준도 이 노래를 커버한 적이 있을 정도로 가요계 선후배들도 많이 따라 불렀다. 노래는 가온차트 기준 누적 스트리밍 1억을 돌파하고 플래티넘 인증을 획득했다. 33회 음원 본상을 받은 '롤러코스터'에 이은 두 번째 누적 스트리밍 1억 달성이다. 2년 연속 음원 본상의 영예를 안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