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의 인기를 뛰어넘은 유산슬이다. 전국구 스타로 통했고 전 연령대에서 그를 향해 뜨거운 지지를 보내고 있다. "생생한 현장에서의 응원과 박수가 전에 없던 경험이다. 큰 에너지를 얻고 있다"고 답했다. 새로운 도전을 진정으로 즐기고 있는 모습이었다.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 중식당에서 MBC '놀면 뭐하니?-뽕포유' 유산슬(유재석)의 1집 굿바이 콘서트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유재석은 데뷔 28년 만에 트로트 샛별 유산슬로 활동 중이다. 지난 11월 16일 더블 타이틀 곡 '합정역 5번 출구'와 '사랑의 재개발'의 음원을 발표했다. 중독성 강한 가사와 멜로디가 고스란히 반영돼 음원 차트를 강타했다. 방송사 벽을 뛰어넘어 KBS 1TV '아침마당'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했다. 지상파 3사 통합을 이뤄내며 2019년 하반기 치트키로 활약 중이다. 22일 굿바이 콘서트를 끝으로 1집 활동을 마무리한다.
앞서 유재석은 김태호 PD의 복귀작인 '놀면 뭐하니?'로 토요일 저녁에 컴백했다. 릴레이 카메라 포맷으로 포문을 열었고 이것이 '뽕포유' 특집으로까지 확장됐다. 유산슬이 혜성처럼 등장하며 '놀면 뭐하니?'의 시청률이 거침없이 상승했다. 지난 7일 자체 최고 시청률 8.5%(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찍었다. MBC 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유산슬로 활동하면서 다채로운 경험을 했다. '박토벤' 박현우, '정차르트' 정경천, '작사의 신' 이건우, '히트곡 제조기' 조영수, 김이나와 뭉쳐 신곡 작업을 했고 예산 230만 원이 들어간 초저가 뮤직비디오 촬영, 트로트 버스킹, 지방 행사까지 소화하며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줬다. 신인 키우는 맛을 선사하며 사랑받았다.
이날 유산슬은 기자간담회를 진행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등장했다. 취재진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깜짝 놀랐다. 하지만 한, 두번도 아니고 이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굿바이 콘서트도 지금은 알고 있지만 비슷한 과정을 통해 알게 됐다. 결혼 발표 이후 '무한도전'으로, 또는 프로그램으로 한 적은 있는데 단독 기자간담회는 처음이다. 중식당에서는 단연 처음이다. 모르고 한 건 진짜 처음이다. 시키는 대로 했는데 정말 (데뷔) 99일이란 시간이 정신없이 지나갔다"고 말해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유산슬은 "이 프로그램 콘셉트 자체가 내가 모르는 상황에 대처해나가는 재미 포인트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어떻게 하다 보니 트로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트로트 팬의 입장으로 좋아했었는데 이렇게 과분한 사랑을 받게 되어 감사하다. 크게 보면 가요계, 트로트계가 좀 더 활성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MBC 연예대상 신인상 후보로 거론된 것에 대해 "신인상은 평생 한 번뿐인 상이다. 신인상을 받아본 적은 없으나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될지 모르겠다"면서 펭수와의 라이벌 언급에 "펭수를 만나보고 싶다. 펭수의 인기엔 못 미치는 것 같다. 꼭 한 번 만나고 싶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박토벤' 박현우 선생님을 찾아 갔을 때 여기가 뭐하는 곳인지 했다. 다음 만남에서 15분 만에 작곡을 했다. 가능할까 싶었는데 이 노래가 이렇게 멋진 노래로 탄생할 줄 몰랐다. 트로트계에 잠깐 들어오게 됐지만 수많은 레전드를 만나게 되어 감탄이 나왔다. 이 멋진 분들을 이제야 알았다니, 많은 곳에 소개되어 이분들의 활동이 많아지길 바랐다"는 진심을 꺼내놓았다.
유산슬은 "노래 실력이 좀 부족하지만 흥으로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 노래 실력에 점수를 준다고 한다면 (작곡가) 선생님이 70점을 주셨는데 시간이 좀 지났기에 78점을 주고 싶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유재석이 유산슬의 매력을 꼽아달라고 하자 "이름부터 친근하고 노래를 너무 잘 만났고 더불어서 '놀면 뭐하니?' 제작진의 연출력이 더해지면서 유재석의 입장으로 봐서도 과연 이런 일이 일어날까 싶었는데 진짜 그런 일이 일어났다. 처음에 '이게 되겠어?' 했는데 많은 분께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가수 진성이 유산슬이란 이름을 지어줬던 상황. 유산슬은 "작명비는 따로 드리지 못했다. 새해가 다가오니 선생님들과 도움주신 많은 분께 선물을 드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작은 선물, 마음을 담은 선물을 드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1집 활동 만족도는 낮았다. "스스로 따지기엔 활동도 너무 갑작스러웠고 스케줄 모두 갑작스러웠다. 만족도를 준다면 높은 점수를 줄 수 없지만 프로그램의 한 캐릭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산슬은 "유산슬의 매출은 의도한 바는 아니다. 진성 선배님이 유산슬이라는 활동명을 정해줬는데 매출이 급증해 기쁘다. 유린기는 유희열 씨가 탐을 내고 있다. 둘이 시간이 맞으면 컬래버레이션 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컬래버레이션을 함께하고 싶은 가수로 장범준을 꼽았다. "내 노래 실력이 수준에 올라와야 컬래버를 하고 싶다고 밝힐 수 있을 것 같다. 스스로 노래에 대한 자신이 많지 않다. 하지만 내 노래를 커버해주고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기에 장범준 씨와 해보고 싶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유재석은 유재석과 유산슬 사이에서 혼란이 오고 있다고 호소했다. "사인부터 그렇다. 길을 지나갈 때 사인 요청이 와서 했는데 유재석이 아닌 유산슬 사인을 해달라고 하더라. 유재석인지, 유산슬인지 (스스로) 혼란이 오곤 한다. 많은 분이 좋아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많은 사람이 사랑해주니 자연스럽게 유산슬이라는 옷을 입게 된 것. 이어 "현장에서 느끼는 즐거움 크다. 구례에 갔을 때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게 기뻤다. 생생한 현장에서의 응원과 박수가 전에 없던 큰 에너지가 되어 돌아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재석에게 유산슬이란 어떤 의미를 줄까. "예능하는 입장에선 캐릭터 이야기를 많이 한다. 보는 사람이 공감해주고 반응해줘야 캐릭터가 유지가 될 수 있는데 한 사람의 개그맨, 예능인인 유재석 입장에서 보면 내가 의도치 않았으나 감사한 존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해외 진출 욕심과 관련, "속이 뜨끔하고 철렁 내려앉았다. 혹시나 제작진이 추진할까 많이 겁이 났다. 그렇지만 그런 일이 벌어질까 생각하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게 요즘 세상이다. 일단 펼쳐진다면 그 안에서 최대한 재밌을 수 있도록 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해 실제로 추진이 될 수 있을지 호기심을 자극했다.
트로트에 대한 진정성을 드러냈다. "트로트 신예들이나 아직 빛을 보지 못한 분들이 많다. 힘을 내서 하고 있는데 더 많은 사랑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최종 목표에 대해 "트로트, 유산슬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많은 분이 힘이 나고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