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에 대해 열에 아홉은 이 통증을 떠올리지 않을까 한다. 바로 전 인류가 경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두통’을 두고 하는 말이다. 누구나 겪는 익숙한 증상이면서 자주 우리의 일상을 흔들기도 한다.
머리가 아프다고 호들갑을 떨며 불안해하는 이는 별로 없다. 익숙한 증상이고, 스트레스나 피로에 의해 발생하는 일시적인 증상일 테니 두통약 먹고 잠깐 쉬면 곧 괜찮아질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런데 진통제를 먹어도 잠시뿐 금세 다시 머리가 지끈지끈거리고 찌릿찌릿하다면 어떨까. 슬슬 불안한 마음이 들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될 수 있다. ‘혹시, 머리가 아픈 이유가 뇌 질환 때문은 아닐까’
이와 관련하여 서초 교대역 풀과나무한의원 김제영 원장은 “오랜 시간 심한 두통에 시달리면 뇌종양 같은 뇌질환 때문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때문에 mri, ct 검사를 진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물론 위협적인 질환 여부를 확인하고 괜한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이들 검사의 의미는 충분하다. 다만 뇌 질환이 문제가 되어 아픈 경우는 전체 두통 환자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낮은 수치는 분명 하지만 99%는 뇌에 이상이 없다는 의미기도 하다. 만일 여러 검사에서 두통 원인을 찾지 못한 상황임에도 계속 통증에 시달린다면 뇌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의학에서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두통의 이유를 뇌혈액순환 장애 때문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어혈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어혈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 더럽고 탁한 찌꺼기 혈액을 말한다. 속골병을 일으키는 요인으로도 알려진 어혈은 스트레스나 피로, 외상 후유증, 근육, 골격계 이상, 장부의 기능 저하 등 갖가지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생성된 어혈이 혈관 내에 정체되거나 뇌혈관으로 침입하면 정상적인 혈액순환을 방해하는데, 한의학에서는 이 과정에서 혈액을 통해 전달돼야 할 산소와 영양소 공급이 어렵게 되면서 두통 어지럼증과 같은 증상을 일으킨다. 이유 없는 어깨나 팔 쑤심, 허리 통증도 어혈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혈관 내 노폐물을 없애기 위해 한방에서는 한약처방을 통해 증상을 경감시키고 재발을 막는데 집중한다. 탁한 혈액 제거로 위기능 문제나 간장의 열, 대장 독소, 신장 무력 등 저하된 장부 기능회복과 면역력 강화에 주력한다.
이 같은 처방은 왼쪽 오른쪽 편두통 심할 때나 소화불량 두통, 뒷머리 통증 등 여러 유형의 두통과 어지럼증 완화에 도움은 준다. 여기에 높아진 뇌압은 침을 통해 낮추고 전신 경락의 흐름과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경락이완 등을 개인에 따라 적용할 수도 있다.
김 원장은 “흔하다는 말에는 쉽다는 말이 포함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선지 가볍게 여겨질 때가 많다. 두통이 그 중 하나다. 흔하고 익숙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대처에도 소극적이다. 이런 가운데 악화된 통증은 어느 순간 걷잡을 수 없는 크기가 되어 일상을 무겁게 억누른다. 소중한 하루가 통증으로 얼룩지지 않도록 좀 더 현명한 대처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